[만나봅시다] 강용석 변호사

“방송인 으로서 정치계에 꼭 복귀 하겠다”

2013-05-27     안은혜 기자

[일요서울 | 안은혜 기자] 대중이 ‘정치예능’에 열광하고 있다. 엔터티션(Entertainer와 Politician의 합성어)이란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할 만큼 정치인 출신 방송인이 늘고 있다. 최근 종편 JTBC의 시사/교양 프로 <썰전-독한 혀들의 전쟁>의 고정 패널(토론에 참여해 의견을 말하거나,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회자의 진행을 돕는 사람)로 나와 독설을 서슴지 않는 강용석 전 의원이 화제다. 의원 시절 아나운서 비하 발언과 개그맨 고소 사건 등으로 이슈가 됐던 그의 ‘튀는’ 발언들이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지난 22일 [일요서울]은 법무법인 넥스트로 대표 변호사이자 정치예능에 나선 강 전 의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근황을 알아봤다.


“붕 떠있는 윤창중, 정말 붕 떠 버렸다”
“내 꿈은 대권, 방송인으로 인기 이어간다”

정치인 출신 방송인에 대한 여론은 극과 극을 달린다. 인기를 활용해 정치를 하려고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과 ‘콘텐츠의 확장’이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때문에 정치인 출신 방송인들에 대한 수요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정치를 어렵고 먼 얘기라고 생각했던 국민들에게 정치인 출신의 방송인의 거침없는 발언들은 정치를 쉽고 친숙하게 느끼도록 해준다는 시선도 있다. 경험에서 나온 이유 있는 비판이라는 평이다.

‘고소왕’이 ‘예능 늦둥이’ 되다

강용석 변호사는 방송을 통해 국회의원 강용석으로서 갖고 있었던 비호감의 이미지를 벗고자 노력중이다. 그가 ‘정치계의 이단아’, ‘고소왕’, ‘저격수’ 등의 별명을 갖게 된 건 2010년 아나운서협회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한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을 ‘선거법상 허위 학력 기재’로, 개그맨 최효종을 ‘집단모욕죄’로, 작년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의원을 고소하면서부터다. 그리고 ‘고소 집착증’으로 tvn <화성인바이러스>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정치계에 있을 때 얻고 싶었던 인기를 방송을 통해 얻고 있는 것이다.
요즘 가장 핫한 방송인 강용석의 온라인 펜카페 회원수는 6000명.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강용석 변호사에게 방송 활동 계기를 묻자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고 말하기는 그렇고, 방송국에서 먼저 제안이 왔기 때문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종합편성채널(종편)은 지상파에 비해 방송 수위나 형식의 제약에서 자유롭다. 이러한 종편의 특성으로 인해 민감한 사안에 대한 발언이 과격하거나 지나치게 솔직해지기도 한다.
강용석 변호사가 출연하고 있는 방송 <썰전>에서도 정치계의 후일담이나 뒷얘기, 한주간의 뜨거웠던 이슈들을 자유롭게 이야기 한다. 특히 강용석 변호사는 변호사 출신다운 화려한 입담으로 정치계의 에피소드와 현 정치인들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으로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기도 하고, 당황스럽게 하기도 한다. 프로그램의 부제처럼 ‘독한 혀들의 전쟁’답다.
강용석 변호사는 “<썰전> PD와 작가가 섭외 당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확실히 방송하기 전보다는 지금 내 이미지가 훨씬 좋아진 것 같다”고 웃으며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언제나 같은 모습이었는데, 제작진이 편집을 재밌게 해줘서 방송에 그렇게 비춰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강용석 변호사는 방송을 시작하고 나서 의외로 정치인들로부터 ‘출연하게 해 달라’는 청탁 전화가 많이 온다고 밝혔다. 정치예능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예능 늦둥이’ 강용석 변호사는 정치와 방송의 차이점에 대한 질문에 “현실 정치계는 사람을 나쁘게 만드는 것 같다. 치열한 전쟁과 같아 상대를 공격하고 뭉개야 살아남을 수 있다. 반면 방송은 하면 할수록 오히려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며 “정치를 하다보면 싫어하는 사람이나 적이 많이 생기는데 비해서 방송은 아무래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평했다.
강용석 변호사는 구 한나라당에서 제명되고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한 뒤 정치계를 떠났다. 이후 방송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 여름 자신 때문에 마음고생 한 가족들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 <슈퍼스타K4>에 나갔다. 그리고 작년 가을부터 본격적인 방송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방송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 가족들의 반응을 묻자 “내 가족들은 내가 뭘 하든지 믿고 따라준다. 정치할 때는 정치할 때대로, 요즘은 요즘대로 응원해주고 믿어준다”며 “내 본분인 변호사 일도 계속 병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기대’ 박원순 ‘실망’ 박대통령은…

‘안철수 저격수’로 불리는 그에게 안철수 의원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이제 국회의원으로서 정치를 시작했으니까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열심히 한 단계 한 단계 잘 밟아 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원순 시장에 대해서는 “박원순 시장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분과는 함께 하지 못한다”고 거리를 확실하게 뒀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로는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른감이 있지 않나 싶지만,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으니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여자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질타를 받았던 강용석 변호사는 16일 방송된 <썰전>에서 윤창중 전 대변인 성추행 의혹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건 후 후배가 ‘형 때랑 비슷한 것 같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예전에 윤 전 대변인을 몇 번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뭔가 붕 떠있는 느낌이었다. 그러더니 정말 붕 떠 버렸다”고 말했다.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윤창중 사건에 대해 그는 “내가 뭐라고 하긴 그렇다. 공직자로서의 자세를 망각했다고 본다. 대통령과 순방을 갔으면 최선을 다해서 대통령을 보필해야지 술 마시고, 그런 의혹을 불러일으킨 것은 기본적으로 자세가 안 되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견된 일’이냐는 질문에는 “지나고 보면 다 ‘예견된 일’이었다고 하지만 누가 그럴 줄 알았나”라고 대답했다.
강용석 변호사에게 정치인으로의 복귀시기에 대해 묻자 “방송을 통해 정치계에 복귀할 거다. 하지만 정치로의 복귀 시기 선택은 내 생각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방송을 통해 자신의 최종 꿈을 ‘대통령’이라고 밝혔던 그의 솔직한 대답이었다.
정치인, 변호사, 방송인이 아닌 ‘인간 강용석’에 대해 스스로에게 한마디 하라는 말에 “글쎄, 나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다양한 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을 보고 평가하더라도 나의 진면목을 다 알 수는 없을거다. 천천히 지켜봐 달라. 방송을 통해, 변호사로서, 정치인으로서 차차 내 모습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인과 법조인의 경험이 가미된 방송인으로의 강용석은 이제껏 보지 못한 캐릭터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시킨다. 앞으로 ‘방송인’으로서 강용석 변호사가 ‘정치인’으로 복귀가 어떻게 진행될지 사뭇 궁금하다.

iamgrace@ilyoseoul.co.kr
 

 

강용석 Profile

·신석초등학교
·신천중학교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법학 학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 법학 석사
·하버드대학교 법과대학원 법학
 석사 제33회 사법시험 합격
·이명박 대통령후보 중앙선대위
 법률지원팀 팀장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겸임교수
·제18대 국회의원
·법무법인 넥스트로 대표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