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정부 대기업 손보기 바뀌나

기업규제 완화 끌어주고 투자확대 밀어준다

2013-05-13     이범희 기자

 

- 北리스크 해소 주력… 대통령 미국 방문때 경제민주화 등 대화 오간 듯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방문을 마치고 지난 10일 귀국했다. 첫 외교인만큼 그 성과도 대단했다는 자평이다. 함께 동행 했던 경제인들과의 오찬에서도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여 이를 지켜본 전 세계 사람들로 하여금 북핵 위협에도 흔들림 없는 한국경제와 안보의식을 전파했다. 더욱이 박 대통령은 재계 총수들과의 만남에서 “규제를 풀 테니 투자에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고, 재계는 “최대한 늘리겠다”고 화답해 박 대통령과 재계의 이번 만남이 그동안 서로에게 남아있던 앙금을 불식시켜 대기업 손보기가 선회되는 것 아니냐는 밝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역대 대통령 중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52명)이 이번 방미 일정에 함께했던 만큼 시장에서는 재계 총수들이 어떤 선물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 49조 원의 투자계획을 밝힌 삼성그룹의 경우 오너 일가족이 총출동했다는 점에 이목이 쏠렸다. 이와 함께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행보도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 맞춰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줄이고 연 6000억 원 규모 사업을 중소기업 등에 개방한데 이어 당진에 1조10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어 이번 방미를 통해 추가 투자 계획이 나온것이란 설득이 힘을 얻고 있다.

SK·한화 회장 대신 김창근·홍기준 참석 눈길

또한 20∼30명의 대기업 총수 위주로만 꾸려졌던 이명박 정부 등 과거와는 달리 중견기업 대표·중소기업·금융계 등 각 분야 대표들이 동행한 것과 관련해서도 추가 계획 발표가 있을 것이란 청사진이 나온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박 대통령처럼 첫 글로벌 경영에 시동을 건 CEO도 포함돼 이들이 풀어낼 선물 보따리도 주목된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총수를 대신해 참석한만큼 남다른 포부가 있을것이란 분석이다. 
옥중에 있는 최태원 SK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을 대신해 참석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부회장)과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이 그들이다.

이 두 사람 중 김 의장은 SK그룹의 새로운 경영방식인 ‘따로 또 같이 3.0’체제의 첫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취임 후 5개월여 만에 첫 해외 경영 현장에 나섰다.
그동안은 최 회장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SK그룹을 차질 없이 이끄는데 전념했다면 이번엔 회사 대표이자 재계 대표의 일원으로서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공식 참여했다. 미국에 있는 SK이노베이션과 반도체 연구소 등 SK사업 현장도 방문했다.
SK그룹은 출국 전 “김 의장이 이번 방미 일정에서 최대 해외 시장 중 하나인 미국 내 SK 사업 현황을 살펴보고 성장을 독려하는 등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에 나선다”고 밝혔다.

홍기준 한화케미칼 부회장도 마찬가지다. 김 회장의 빈자리가 무색할만큼 이번 방미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 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 대표들도 대거 참석한 만큼 시장에서는 경제민주화, 고용창출, 추가투자 계획 등 경제 살리기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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