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2014지방선거 겨냥 정치아카데미 ‘봇물’
새 리더십 창출… 예비 정치인 노크하세요
한국의 브루킹스 ‘안철수 정치연구소’ 출범
손학규 사람들 ‘동아시아미래아카데미’ 운영
[일요서울 | 안은혜 기자] 2014년 지방선거를 1년 앞두고 단기(4주~12주) 과정의 정치아카데미가 봇물처럼 개설되고 있다. 가격은 무료부터 400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정치아카데미는 지난 대선에서 여야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지방선거 공천제폐지의 움직임으로 인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정치아카데미는 ‘안철수 정치연구소’와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과 ㈜e윈컴이 개설하는 ‘동국대·윈컴 정치커뮤니케이션 고위과정’, 동아시아미래재단의 ‘동아시아미래아카데미’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예비 정치인들이 출마 준비와 함께 인적 네트워크의 장으로서 ‘정치아카데미’에 몰리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국회 입성과 김무성 의원, 이완구 의원 등 정치 거물들의 귀환,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여야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여야가 분주한 모습이다. 거기다 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와 각 시도의 장을 두고 벌써부터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를 겨냥해 전국적으로 정치아카데미가 봇물 터지듯 개설되고 있다.
안철수 연구소 신당창당 구심점
정치아카데미는 참신한 정치 신인들을 육성하고 발굴하기 위한 정치 등용문으로 정치 교육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정치의 중심에 있는 인물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주로 강사진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정치 불신이 만연한 가운데 높은 정치에 대한 관심으로 정치아카데미가 우후죽순으로 개설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빠르면 5월 중 서울 마포에 들어설 ‘안철수 정치연구소’다. 교수 출신답게 ‘정치연구원’이 중심이 됐다. 안철수 보좌진 역시 연구원 등 비정치권 전문가들 중심으로 짜여졌다. 지난 대선과 이번 재보궐선거의 정책 공약을 발판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안철수 의원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는 언론을 통해 “지난 대선을 겪으며 안 의원을 비롯, 함께 했던 모두가 조직과 세력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에 그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신당 창당도 하나의 선택지이며, 정치라면 정당을 떠나 생각할 수 없으므로 (신당 창당은)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밝힌바 있다. 따라서 안철수 정치연구소는 10월 재보선 전 신당 창당을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 전 선거캠프 한 인사는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안철수 정치연구소는 오바마 정부 출범 후 급부상한 싱크탱크(Think Tank)인 브루킹스(Brookings Institution, 미국의 대내외 정책의 전반을 연구하는 종합연구소)와 같은 정책연구소로 디자인 중”이며 “교수, 전직 행정관료 등 국제정치, 경제, 언론, 시민사회, 복지 등 각 분야별 인사 150~200명 규모 네트워크로 구상 중으로 의견수렴 중이다. 결정은 안 의원이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오래 준비한 네트워크도 있다. 정치연구소를 디자인하는데 진보, 보수 모두 필요하다”며 “안철수 의원은 근시안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당 기반이 없는 안철수 의원이 연구소를 기반으로 정책적, 인적 네트워크를 마련해 정치세력화 수순을 밟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 출범 준비는 대선캠프에서 국민정책본부 본부장과 간사를 지낸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홍종호 서울대 교수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소 이사진으로는 두 사람을 비롯해 한완상 전 부총리,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최상룡 고려대 명예교수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안 의원은 조만간 이들과 접촉, 이사장을 맡거나 이사진으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정치아카데미는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과 ㈜e윈컴(김능구 대표)이 개설한 정치커뮤니케이션 고위과정이다. (주)e윈컴은 20여 년간 정치컨설팅을 해온 업체로서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 등을 컨설팅 해왔다. 동국대와 ㈜e윈컴이 개설하는 강좌는 정치컨설턴트가 수강생들을 멤버십으로 운영·관리한다. 현역 단체장과 국회의원 등의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강사진으로 초빙해 지방자치 시대의 창조적 리더십 창출과 지방선거 준비강좌 등의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새누리당 유일호 의원 등 여야 정치인과 김문수 경기지사, 박준영 전남도지사,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최성 경기 고양시장 등 광역 기초단체장이 강사로 참여한다. 김무곤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장, 강형기 충북대 교수, 강철희 연세대 교수, 고성국 정치학 박사, 박명호 동국대 교수,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 등 관련 학계 인사들도 고위과정 강연자로 나섰다.
동국대 아카데미 이정현·박원순 초대 강연
또한 김능구 ㈜e윈컴 대표, 고한석 빅데이터 전문가, 안부근 디오피니언 소장,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 서경선 정치 컨설턴트, 유승찬 SNS 전문가, 정연아 (사)이미지컨설턴트협회장, 정창교 메니페스토 전문가 등 선거전문가들도 함께 한다. 눈에 띄는 것은 초대 강연자로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에 이정현 정무수석 비서관이 잡혀 있고, 과정 마지막 주 만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한편,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의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재단’이 개설한 정치아카데미 ‘동아시아미래아카데미’가 오는 25일 개강할 예정이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노리는 지역인사 약 50명의 수강자를 모집해 3개월 일정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됐다. 기존 친손학규 성향 인사 뿐 아니라 다양한 인사들이 수강을 할 것으로 알려진 ‘동아시아미래아카데미’는 2주에 한번 3개의 강연과 강연 중간 특강으로 이뤄진다.
동아시아미래재단 관계자는 [일요서울]과의 통화에서 “최장집 고대 명예 교수의 첫 강의를 시작으로 서형수 전 인터넷한겨레 대표, 장하성 교수, 임동원 전 장관 등 약 18명의 강연자들로 구성할 예정이다. ㈜e윈컴 김능구 대표도 특강을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동아시아미래아카데미의 5가지 목적은 ▲대한민국의 비전과 발전 방향 모색 ▲동아시아미래재단이 추구하는 동아시아지역의 평화와 공동번영의 길 모색 ▲새 정치 실현 ▲지방자치 정책방향의 설정 ▲지난 대선 경선에서 반향을 일으킨 ‘저녁이 있는 삶’ 가치 공유”라며 “동아시아미래아카데미는 미래재단이 운영하고, 수강자들이 회원들로 이뤄져 100만 원선의 가격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통합당 제주도당이 ‘제1기 정치아카데미’를 개설한다. 이번 제1기 아카데미는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입문을 준비하는 정치인, 정당정치에 주목하는 시민과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다. 정치와 정당정치, 민주주의 등에 대한 기본 이해와 더불어 생활정치 이해의 기회를 제공하고, 참여자 간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취지로 개설됐다.
새누리당 경북도당은 ‘제1회 경북여성정치아카데미’를 개최해 경북 여성들의 정치 참여확대와 여성리더십을 양성하는 등 여성의 외연확대를 위해 기획하고 있다. 이밖에도 ‘광주·전남 새정치경제아카데미’, ‘나무들 정치아카데미’, ‘대구여성정치아카데미’ 등이 있다.
한편,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자들을 위한 고액의 정치 아카데미가 우후죽순처럼 개설되고 있는 가운데 수강료가 저렴하고 명망 있는 강사진을 갖추고 운영하는 ‘착한 정치 아카데미’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최근 청년들의 지방정치 진출을 돕기 위해 ‘매니페스토 청년 정치학교’를 개설했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지방의원 및 보좌관을 꿈꾸는 만 22세부터 35세까지의 청년을 대상으로 강의를 무료로 진행했다. 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청년을 대상으로 정치 아카데미를 연 것은 그동안 지방 유지들로 채워졌던 지방정치에 청년들이 들어가 정치개혁을 추진하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한국 정치컨설턴트의 세계 “선거 기획·전략 수립…정치환경 개발 눈 가져야”
정치(政治)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뜻하는 말로 국가의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활동으로 국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