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어린이집 가운데 28%만 CCTV 설치
[일요서울 | 경북 김기원 기자] 대구지역 어린이집 10곳 중 7곳 꼴로 보육실에 CC(폐쇄회로)TV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대구시내에 설립된 어린이집 1399곳 가운데 아동이 주로 활동하는 보육실에 CCTV를 설치한 곳은 396개소로 28.3%에 그쳤다. 나머지 1003곳의 보육실은 CCTV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다.
또 구·군별로는 달서구지역이 17.5%(427곳 중 75곳)에 그쳐 CCTV 설치율이 가장 낮았다. 이어 중구 21%(38곳 중 8곳), 북구 24.7% (363곳 중 90곳), 수성구 31.7%(217곳 중 69곳), 동구 31.9%(197곳 중 63곳) 등이었다.
이처럼 어린이집 CCTV 설치율이 저조한 것은 설치비용 부담과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어린이집에서 설치를 꺼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달서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은 “CCTV 설치는 의무 사항이 아닌 데다 보육교사들이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며 반대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지자체에서도 별다른 언급이 없어 굳이 돈을 들여 설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대구시 저출산고령사회과 관계자는 “어린이집 아동 폭행 사건 방지를 위한 CCTV 설치 요구가 있지만, 지자체는 보육사업 안내 지침에 근거한 지도·관리만 하기 때문에 CCTV 설치를 강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어린이집 CCTV 설치는 지자체의 의지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치율이 각각 78.2%와 53.3%에 이르는 서구와 달성군은 지자체 차원에서 어린이집을 상대로 CCTV 설치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대구 서구청의 관계자는 “최근 전국적으로 어린이집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사전 예방 차원에서 지역내 어린이집 원장들에게 CCTV 도입을 지속적으로 독려하면서 설치율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월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를 골자로 한 ‘영유아보육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지난달 25일부터 1일까지 1만여명이 어린이집 CCTV 설치에 찬성하는 데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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