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매맞는 사람 늘어나고 있다

2013-05-01     경북 김기원 기자

[일요서울 | 경북 김기원 기자] 우리나라 가정폭력의 주 피해자가 여성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여성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매 맞는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지난 24일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 모 식당에서 한 30대 여성이 남편과 일행 여성을 주먹과 발, 둔기를 이용해 폭력을 휘두르다 경찰 진압 과정에서 오발된 ‘테이저건(권총형 전기충격기)’에 맞아 한쪽 눈이 실명할 위기에 처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식당 안에서 20여분간 폭력과 욕설을 하며 남편을 때리는 등 소란을 피웠지만 거침 없는 폭력에 아무도 제지를 하지 못해 결국 한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이처럼 여성에게 매를 맞거나 폭행을 당하는 사례는 요즘 찾아보기가 그리 어렵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 남성의 전화에 따르면 아내에게 폭행을 당하는 남성들의 상담건수는 지난 2009년 856건, 2010년 1436건, 2011년 1724건, 2012년 1~6월 1250건 등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정폭력 전문가들은 가정 내에서 여성의 권한이 커지면서 폭력에 노출되는 남성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여성들과 달리 남성들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맞고 산다’는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상담은 물론 치료를 받지 못하고 혼자 속앓이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 남성의 전화 관계자는 “여전히 가정폭력의 주 피해자는 여성이지만 아내로부터 폭행당한 남성들의 상담 전화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이 같은 현상은 맞벌이를 통해 사회적 지위와 경제력을 확보한 여성들이 거침없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면서 사소한 다툼에 감정을 다스리지 못함에 따라 신체적·정신적 폭력을 일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성들은 폭력을 당해도 가정파탄을 막기 위해 아내의 폭력을 참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며 “매 맞는 남자들의 심리적인 치료 등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kkw53@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