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격장 잔디광장에서 이색적인 결혼식 가져
[일요서울 | 경북 김기원 기자] 지난 27일 오후 6시 대구사격장(북구 금호동) 주변에 마련된 넓직한 야외 잔디광장(1800㎡)에서 결혼식을 올린 예비 신랑, 신부는 다음날 아침 하객과 함께 사격체험용 권총의 방아쇠를 신나게 당긴다. 1인당 10∼25발씩 쏘다보면 쌓였던 결혼식 피로연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간다.
이날 결혼식에는 하객 역시 색다른 결혼식 사후 행사에 그저 즐겁기만 하다. 이들은 전날 결혼식 후 귀가하지 않고, 이곳 사격장내 선수합숙소(70명 수용)에서 숙박을 하며 잠들기 전에는 수려한 야간경관 속에서 덕담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앞으로 자주 보게 될 대구 사격장에서의 이색 결혼식 풍경이다.
대구사격장이 이달부터 특별한 결혼식을 갈망하는 피앙새에게 잊지 못할 추억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사격장의 제1호 사격장 웨딩커플이 되는 예비신랑 권보혁씨는 “소중한 순간을 특별한 기억으로 남기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 우연히 사격장에 놀러왔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넓은 잔디광장에 매료돼 한달전쯤 사격장에 야외결혼식을 올리고 싶다고 제의했다”고 밝혔다.
대구사격장은 예식장소를 무료로 제공하되 다만 일정한 수익 확보차원에서 숙박시설과 사격체험을 병행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음악회나 바비큐 파티도 열 수 있다. 시설특성상 결혼식 당일 소음발생 우려도 있지만 인근 야외 클레이 사격장은 예식이 거행될 잔디광장보다 표고차가 30m정도 낮은 곳에 위치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게 대구사격장의 설명이다.
이날 결혼식에 참석한 모든 하객은 1인당 2만∼3만 원을 내면 사격체험을 할 수 있다. 하객의 자녀는 스크린 사격과 전투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무료함을 달랠 수 있다.
이홍식 대구사격장 소장은 “레저 스포츠도 만끽할 수 있는 사격장 이색 야외 결혼식을 앞으로도 계속 유치할 계획”이라며 운영시간이 끝나는 오후 6시이후에는 평일이나 주말에 상관 없이 결혼식을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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