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개인방송의 득과 실

기러기 아빠들이 BJ에게 반한 사연

2013-04-29     이광수 기자

 

수입 1억 넘어 회사원 부럽지 않아
기업 광고 개인방송으로 쏠려 호황
먹방부터 뉴스까지 볼거리 많아
 

 [일요서울ㅣ이광수 기자]다양한 콘텐츠로 많은 시청자를 모으고 있는 인터넷 개인방송. 그러나 그 이면에는 선정성과 욕설로 얼룩져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또 시청자 대다수가 미성년자로 구성돼 그 문제점이 가시화된 실정이다. 또한, 개인방송 자체가 아이템(돈)을 받으려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BJ를 만나 속사정을 들어봤다.

농경, 산업, IT 시대를 거쳐 프로암 시대에 이르렀다. 프로암이란 프로와 아마추어의 합성어로 특정분야에 대해 전문적으로 교육받지 않았지만 전문가 수준의 실력을 갖춘 아마추어를 의미한다. 그만큼 개인의 활동 영역이 넓어졌고, 이에 따른 다양한 문화콘텐츠가 생성되고 있다. 그 중심에 1인 미디어 시대를 가능케 한 인터넷 방송이 있다. 개인이 기획하고 개발한 콘텐츠로 시청자를 유치하고, 볼거리를 제공하는 소통의 장으로 여겨졌던 방송이 이제는 돈벌이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다.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이 일에 뛰어든다고 한다.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브로드캐스팅 자키, 일명 BJ를 취미생활로 하고 있다는 이모(26)양은 현재 쇼핑몰 모델을 하고 있다. 그녀는 일을 마치고 집에 와 3~4시간 시청자들과 이야기를 나눈다고 한다. 그녀가 방송하는 집에 들어가 봤다.

계급 따라 BJ도 팬도 혜택 달라

10평 남짓한 원룸에는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침대와 옷장, 컴퓨터가 있었다. 일반 자취생 집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이 곳에서 방송을 한다. 솔직히 캠만 있으면 누구나 BJ를 할 수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BJ는 ‘베스트 BJ’와 ‘일반BJ’로 구분되는데 일반BJ 같은 경우에는 시청자에게 받는 별풍선(돈)이 개당 60원이다. 그러나 베스트BJ 경우에는 개당 70원으로 차이를 보인다. 또 시청자가 별풍선 1개를 구입할 당시 100원인데 수수료 때문에 110원에 구입한다. 그러므로 BJ에게 환전되는 60~70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회사에게로 돌아가는 셈이다.

이양은 “베스트BJ가 되려면 평소에 방송하는 콘텐츠를 녹화해서 ‘베스트BJ 신청란’에 올린다. 그러면 운영자가 판단하여 유익한 정보거나 선정적이지 않으면 베스트BJ 자격을 부여한다. 또 베스트BJ의 혜택은 모바일로도 시청자가 볼 수 있고, 일반BJ와는 다르게 검색 없이 홈페이지 상단에 위치하여 더 많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며 나와 같이 취미로 하는 경우에는 베스트BJ가 될 확률이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소기업(어플, 컴퓨터, 음식업계)들이 개인방송을 통해 홍보를 한다. 보통 배너광고를 이용해 홍보를 하는데, 이 경우 광고비로 월 3만원부터 100만원 이상까지 받는 BJ도 있다. 이들 소기업들이 개인방송을 이용해 홍보하는 이유는 적은 돈으로 직접적인 광고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개인방송의 위력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시청자 같은 경우에도 열혈팬, 팬, 건빵으로 나뉜다. 열혈팬 같은 경우에는 별풍선을 해당 BJ에게 많이 선물한 시청자이다. 이들은 많게는 몇천만 원에 달하는 금액에 별풍선을 선물한다. 때문에 BJ들 역시 열혈팬과 각별한 사이다. 개중에는 폰번호와 주소 등을 교환하기도 한다. 나 역시 열혈팬이 선물한 인형이나 고양이, 침대도 있다”며 연예인 못지않은 대우를 받고 있음을 입증했다.

“건빵(건방진 별풍선 빵개) 소위 별풍선을 하나도 선물하지 않고, 시청을 하는 이들을 부르는 인터넷 방송 은어이다. 때문에 BJ들 역시 이들을 무시하거나 대꾸를 해주지 않는다”며 “인터넷 방송 또한 생계수단이기 때문에 물질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소통 어긋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

저녁 8시 경 이양이 방송을 켰다.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100명이 넘는 시청자가 들어왔다. 시청자는 채팅으로 BJ에게 말을 건내고, BJ는 캠과 마이크를 통해 답을 해준다. “보통 저녁 8시부터 정각까지 방송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달에 평균 250만 원이 통장으로 들어오니 가장 핫한 취미 생활이 아닌가. 처음 시작하는 BJ들은 각종 악플(악성댓글)과 섹드립(야한이야기)으로 인해 상처를 받는다. 그러나 차츰 익숙해지다 보면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욕설이나 성드립을 하는 시청자를 방송에서 강퇴하거나 블랙(출입불가)처리를 해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팬 중에는 스토커처럼 BJ의 신상을 임의로 인터넷에 유포하거나 BJ의 집을 몰래 찾아가 엿보는 경우도 있다”며 BJ들의 고충을 설명했다.

“요즘 들어 인터넷 방송 붐이 일어났다. 그러다보니 ‘개나 소나’ 다한다고 인식되고, 또 그렇게 방송이 이뤄지고 있다. 방송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BJ들이 천 명이 넘으니 경쟁이 얼마나 치열하겠는가”라며 시청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선 다양한 콘텐츠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19금(미성년자가 출입할 수 없는 설정)을 걸어 놓고, 담배를 피거나 술을 마시는 방송 및 가슴골이 보이는 선정적인 방송도 이뤄진다. 최근 유행하는 먹방(음식을 먹는 방송)역시 개인방송에서 시작됐다”며 인터넷 방송의 파급효과를 설명했다.

아이템 주면 옷 벗는 ‘별창’성행

베스트 BJ같은 경우에는 월 몇 천만은 기본으로 벌고 연예인 못지않은 대우를 받으며 생활한다는 이양은 “시청자들은 초등학생부터 마흔이 넘는 회사원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별풍선을 선물하는 연령층은 40대다.이들은 타지에 출장 나와 있거나 아내와 자식이 외국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인터넷 방송을 많이 찾는다. 이들이 처음부터 여자BJ들에게 관심을 보인 것은 아니다.

스포츠나 뉴스를 보러 접속했다가 어린 여성들이 노래도하고 노골적인 대화를 하니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며 이들이 별풍선을 선물하면 여성BJ가 자신의 닉네임을 호명하면서 애교를 피우니 많이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아무런 콘텐츠도 없이 별풍선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여성BJ를 ‘별창’이라고 부른다. 별창은 별풍선과 매춘부의 합성어이다.

“예전에는 이런 여성BJ들이 별풍선 개수에 따라 옷을 벗는 수위가 점점 높아졌다. 또 유사 성행위를 해 시청자들에게 별풍선을 유도했다”며 이들로 인해 개인방송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다고 하소연했다. 인터넷 방송은 이런 유료 아이템과 여성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응을 악용하여 예쁜 여성들을 고용해 월급을 주는 형태로도 진화하고 있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하는 BJ는 없으며, 이로인해 사건사고들이 즐비하게 이뤄진다는 이양은 “어떤 여성BJ가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와 알몸으로 씻고, 자는 모습이 방영됐다. 해당 BJ는 방송을 켜 논지 몰랐던 것이다. 또 남자 BJ중에서는 예쁜 팬들을 유인해 성폭행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바야흐로 현대인들은 개인의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는 편리한 시스템에 속해있다. 그러나 편리한 시스템을 악용해 자신의 실속만을 챙기는 이들도 생겨나 득과 실이 확연하게 드러난 실정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인터넷 방송에 대한 사업자의 자체 모니터링 강화와 신고시스템 개선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BJ 지켜 본 방통심의위 뿔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는 지난 17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인터넷방송 사업자들과 함께 ‘인터넷방송 건전화를 위한 협력회의’를 개최했다.아프리카TV, 라이브스타, 윙크TV, 팝콘TV 등 주요 인터넷방송 책임자들이 참석했다. 방통심의위는 실시간 인터넷방송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불법·유해정보 현황과 문제점, 규제 법령 등을 설명했다.
방통심의위는 일부 개인 인터넷방송을 중심으로 심야시간 뿐만 아니라 낮 시간대에도 여성 BJ(방송진행자)가 유료 아이템을 요구하며 가슴 등을 노출하는 선정적 방송, 청소년 접근제한 없이 성행위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성인 에로영화 상영 ‘개××’, ‘씨×’, ‘×까’ 등 과도한 욕설 및 비속어를 사용하는 방송 등이 유통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문제점의 개선을 위해 사업자의 자체 모니터링 강화, 이용자 신고시스템 개선, ‘청소년접근제한’ 등 불법·유해정보 유통방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 등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방통심의위는 자율규제 활성화 방안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방통심의위-인터넷방송사업자’ 간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