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청장 지난 3년동안 공약이행률 꼴찌
[일요서울 | 경북 김기원 기자] 대구시 북구청장이 임기 3년 동안 자신이 내건 공약 10개 중에 2개도 완수하지 못할 만큼 저조한 공약 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이종화 북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선거용 공약을 남발했다는 지적과 공약이행 의지 부족이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최근 북구청에 따르면 2010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이종화 북구청장의 공약은 총 33건. 그러나 지금까지 완료된 공약은 6건으로 이행률이 18%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지역 기초 단체장 중 최하위이다.
이에 반해 대구시 동구청장은 72.7%(66개 공약 중 48개 달성), 중구청장은 69.4%(49개 공약 중 34개 달성), 남구청장은 60.9%(23개 공약 중 14개 달성)로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북구청의 경우 현재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검단들 로봇밸리 조성’은 대표적인 선거용 공약 남발사례로 꼽힌다.
대구의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검단들에 대한 개발 여부 및 방향은 북구청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2008년 검단관리공단이 산출한 검단들 개발사업비의 경우에도 6300여억 원으로, 북구청의 1년 예산 3600여억 원보다 훨씬 많다.
대구시 차원에서도 여러 차례 검단들 개발계획을 세웠지만 과다한 개발비 등으로 인해 번번이 무산된 바 있다.
공약이행률 저조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이종화 북구청장의 의지부족. 그는 지역의 유일한 3선 구청장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북구청장직에 출마할 수 없다. 이에 힘들게 공약을 이행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실제 공약이행률이 60%를 넘는 중·남·동구청장은 모두 재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대구시의 한 공무원은 “초선 때는 업무파악 과정이기 때문에 공약이행률이 낮지만 재선부터는 공약이행률이 높아지는 게 보편적이다. 그러나 구청장의 의지가 없다 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익명을 요구한 대구북구청의 한 공무원은 “이종화 구청장도 초·재선 때는 공약을 이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3선에 성공한 뒤에는 의욕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배광식 북구 부구청장은 “다른 구청의 경우 예산이 많이 들지 않는 사업 위주로 공약을 하다 보니 이행률이 높다. 그러나 북구는 장기적인 청사진 속에 예산이 많이 필요한 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하다 보니 이행률이 낮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kkw53@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