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진아일랜드 계좌에 한국인 70여명 포함” 파장 예고

2013-04-24     고은별 기자

[일요서울 | 고은별 기자] 영국령 버진아일랜드(BVI)에 계좌를 가진 인사 중 한국인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4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제러드 라일 기자가 미국 워싱턴에서 일부 한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 따르면 BVI에 계좌를 둔 한국인은 70명 정도다.

ICIJ는 BVI에 금융 계좌를 보유한 인사들의 명단 입수 사실을 최근 보도한 바 있으며, 라일 기자는 60개국 160명의 기자가 모인 비영리단체 ICIJ와 손잡고 15개월 간 조세피난처의 실태를 추적해 왔다.

라일 기자는 인터뷰를 통해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계좌를 보유한 사람 중 한국인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며 “주소로 인물을 뽑아보면 일부는 동일 인물일 수 있지만 70명 정도의 관련자가 나온다”고 밝혔다.

다만 BVI 계좌를 가진 사람들의 명단 공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명단에 든 인사가 탈세나 범법행위를 한 것인지, 제대로 세금을 낸 합법적인 계좌나 기업인지 여부가 불명확하다는 것이 라일 기자의 설명이다. 한국인 관련 BVI 금융계좌 분석은 현재 진행 중이다.

ICIJ 측이 세르비아, 스웨덴 등의 분석 작업을 마치고 한국, 오스트리아, 터키, 폴란드 등의 검토 작업에 착수하면 늦어도 올해 안에 BVI에 금융계좌를 보유한 한국인 명단이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국세청은 BVI 계좌 입수 보도 직후 ICIJ 측에 정보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이후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명단확보에 타진 중인 상황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ICIJ 관계자와 한국 언론의 인터뷰 기사를 이미 접했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BVI에 계좌가 있다고 모두 탈세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관계 확인이나 과세요건 성립 여부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b8110@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