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발 신당 창당 로드맵 공개
내년 지방선거전 安+孫+朴 연대 구상 부상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정치재개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민주당 등 야권 지형을 둘러싼 환경이 급속하게 변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안 전 교수가 4월 재보선 서울 노원에 출마하기위해 3월 11일 국내 귀국했다. 이 소식은 당장 민주당과 진보정의당 양당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당장 민주당은 노원에 후보를 낼 것인지 말 것인지에 딜레마에 처해있고 진보당은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 수성이 사실상 힘들게 되면서 당 위상 추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철수 신당 초읽기 들어가
무엇보다 안 전 교수의 국회 입성이 원내 1석 확보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야권은 초긴장된 모습이다. 바로 안철수 신당 창당이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지난 대선에서 여권 성향보다는 야권 성향의 지지자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안 전 교수 지지층 특성상 안철수발 정계개편은 야당에게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안철수 신당 창당 움직임에 손학규 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등 차기 지도자급 인사들과 연대설까지 흘러나오면서 민주당은 당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절부절하는 상황이다. 한국정치 속성상 ‘옥동자’를 낳을 수 없는 정당은 지리멸렬해진 사례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이미 안철수와 손학규 두 인사는 지난 대선에도 연대설이 흘러나온 바 있다. 손 고문은 문재인 후보에게 경선에서 패한 이후 ‘자기 사람’을 대거 안철수 캠프에 합류시킴으로서 간접적인 지지 의사를 표했다. 당시 300여 명의 캠프 직원중 측근 그룹을 제외한 정치인 그룹중 가장 많은 인원이 손학규 캠프 사람들이었다.
대표적인 인사로는 손학규 경기지사시절 부지사를 지낸 김성식 본부장을 시작으로 공보특보를 맡았던 강석진 전 서울신문 편집국장,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어낸 허영재 전 송민순 의원 보좌관과 손 전 대표 비서관 출신인 김계환씨, 그리고 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을 지냈고 손 고문의 핵심 참모였던 김경록씨 등이 있다. 이밖에도 각 부서에 2007년 경선 캠프와 2012년 캠프에서 일했던 손 사람들이 실무진으로 요소요소에 포진돼 있었다. 현재 독일로 6개월 과정으로 연수를 떠난 손 전 고문은 오는 6월 일정을 마치고 국내 귀국 예정이다.
6월 손학규 귀국 ‘분수령’
인력적인 면에서는 손 캠프 사람들에 비해 적지만 핵심 요직에 있던 그룹은 단연 박원순 사람들이 차지했다. 박 시장 자체가 지난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안 전 교수의 양보로 인해 무소속 당선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빚이 있다.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지만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인사들 다수는 민주당과 끝까지 함께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대선에서도 박 시장 사람들 다수가 안철수 캠프에서 음으로 양으로 도와줬다. 특히 박원순 캠프를 총괄했던 박선숙 전 민주당 의원을 총괄본부장으로 영입했고 대변인을 했던 송호창 무소속 의원 역시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또한 조광희 비서실장은 박 캠프의 법률 특보였고 유민영 대변인은 홍보 담당, 금태섭 상황실장은 박 캠프 멘토단, 박 캠프 공보특보였던 한형민 전 청와대 행정관 역시 안 캠프 공보실장을 맡았다.
또한 박 캠프 총괄기획단장을 맡았던 하승창 경실련 전 정책실장은 대외협력팀장을 맡았고 박 캠프 선거전략을 맡았던 정치 컨설턴트 김윤재 변호사는 비공식 전략업무를 안 캠프에서 담당했다. 손 캠프 사람들이 캠프내 손발 역할을 했다면 박원순 사람들은 머리와 얼굴 마담으로 각각 역할 분담을 한 셈이다.
안 전 교수가 4월 재보선 선거 역시 손학규-박원순 캠프에서 몸담았고 안 캠프에서 일했던 실무자급 인사들을 중심으로 재보선 캠프를 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안 전 교수와 손학규 고문 그리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안철수 신당에 함께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안철수 정치 2라운드 시작
이럴 경우 안-손-박 연대가 어느 시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연대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안 전 교수는 4월 재보선 출마를 결심한 이상 원내 입성이 성공해야 한다. 성공한다면 신당창당은 가속도를 낼 전망이다.
예상보다 정치 일정이 빨라진 이상 안철수측에선 10월 재보선전인 8~9월경 신당 창당준비위나 국민연대 등의 출범을 예상하고 있다. 6월에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손 고문의 경우 창준위 단계에서 참여할 공산이 높을 전망이다. 이후 안 전 교수를 얼굴마담으로 한 신당창당 준비위는 측근들을 대거 10월 재보선에 투입해 원내 추가적인 의석 확보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10월 재보선은 전국적으로 최소 10여개 이상 지역구가 더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안 전 교수의 정치 실험이 10월 재보선에서 일정한 평가를 받을 경우 2014년초에 신당 창당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안측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여기에는 현재 전국적으로 포진해 있는 지역포럼 인사 2000여 명과 ‘싱크탱크’격인 정책개발을 담당했던 학자 출신들, 그리고 전현직 여야 의원들 역시 수면위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결국 안철수 신당으로 가는 길은 아직 험로가 적잖게 남아 있다.
당장은 오는 4월 재보선이 첫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그리고 10월 재보선전 창당 준비과정에서 정치력, 무엇보다 10월 재보선에서 안철수 사람들이 얼마나 의석수를 가져와 안철수 현상을 이어갈 수 있느냐도 관심사다. 가장 안철수식 정치의 하일라이트는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신당창당을 무사히 마쳐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수도권과 호남에서 ‘박근혜 대항마’로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이제 안철수식 정치의 2라운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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