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최강희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카타르전 박주영 없어도 이길 수 있다”
최강희(54)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천재’ 박주영(28·셀타비고) 없이도 카타르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26일 카타르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출전할 23명의 대표팀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의 반환점을 돌아선 현재 2승1무1패(승점7)를 기록, A조 2위에 마크돼있다.
이번 대표팀 명단의 화두는 공격진 라인업에 집중됐다. 그 중 ‘라이언킹’ 이동국(전북)과 ‘196㎝ 장신공격수’ 김신욱(울산)이 공격진 중심에 위치한 가운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셀타비고의 박주영이 제외된 것이 많은 눈길을 끌었다. 최 감독은 박주영이 소속팀 주전경쟁에서도 밀려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경기력에 의문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박주영은 셀타비고 임대이적 후 리그 16경기에서 571분을 출전,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득점포 소식도 끊긴지 오래다. 지난해 11월 30일 스페인 국왕컵(코파델레이)에서 시즌 3호 골을 넣은 이후 침묵하고 있다. 결국 최 감독은 박주영을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대신 박주영의 빈자리에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손세이셔날(sonsational)’ 손흥민(함부르크)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투입, 공격진 구성을 마쳤다.
최 감독은 박주영을 제외한 것과 관련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 지금 명단으로도 미드필드나 공격진에서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카타르전 승리를 위해 현 멤버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현 상황에서 우리가 카타르를 어떻게 공략하고 이길 것인지 만을 생각했다. 박주영 합류 여부를 질문하기보다는 나머지 선수들로 어떻게 경기할지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강희호는 현재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 상태다. 카타르전에 앞선 22일에는 시리아와 비공개 평가전을 갖을 예정이다. 최강희 감독은 “시리아와 비공개 평가전이 있다. 소집 훈련을 통해 공격 조합을 구상할 생각이다”라며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우리 조합을 얼마만큼 끌어올리느냐가 중요하다.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강희호 카타르전 명단 (23명)
▶ GK=정성룡(수원)·김영광(울산)·이범영(부산) ▶ DF=박원재(전북)·윤석영(잉글랜드 QPR)·정인환(전북)·김기희(카타르 알사일리야)·곽태휘(사우디 알샤밥)·장현수(일본 FC도쿄)·김창수(일본 가시와)·오범석(경찰청) ▶ MF=신형민(아랍에미리트 알자지라)·한국영(일본 쇼난)·이근호(상주)·구자철·지동원(이상 독일 아우쿠스부르크)·하대성(FC서울)·기성용(잉글랜드 스완지시티)·손흥민(독일 함부르크)·이청용(잉글랜드 볼턴)·김두현(수원) ▶ FW=이동국(전북)·김신욱(울산)
다음은 최강희 감독과의 일문일답(一問一答)이다.
- 선수 선발 배경은?
▲ 월드컵 최종예선은 카타르전을 포함, 홈 3경기와 레바논 원정 1경기 등 모두 4경기를 남겨둔 상태다. 특히 오는 26일 카타르전이 남은 4경기 중 가장 중요한 일전이다. 지난해 이란 원정에서 패했기 때문에 (승점) 여유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선수 선발은 지난 크로아티아전을 토대로 했다.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했지만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카타르전)이고 이 경기를 잘 치러야만 나머지 경기를 잘 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선수 선발을 했다.
- 박주영과 김보경이 제외된 이유는?
▲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다만 상대에 따라서,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경기를 운영할 것인지를 생각해 선수 명단을 꾸렸다. 지금 명단으로도 미드필드나 공격진에서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카타르전 승리를 위해 현 멤버로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 박주영 대신 손흥민·지동원 등을 발탁했다. 공격 조합은?
▲ 아직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시리아와 비공개 평가전을 치르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있다. 소집 훈련을 통해 공격 조합을 구상할 계획이다. 또 상대인 카타르가 감독이 교체됐고 지난해와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를 지켜본 후 우리 멤버를 확정할 생각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상대보다도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고 우리 조합의 전력을 얼마만큼 끌어올리느냐가 중요하다.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과 비교해 대표팀 명단에 변화가 많다.
▲ 크로아티아전에서는 큰 변화를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시엔 큰 변화 없이 선수단 내에서 틀을 유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크로아티전에서 내가 구상했던 많은 것들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준비를 좀 더 새롭게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리고 일 년 동안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대표팀의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했다. 또 크로아티아전은 평가전이어서 여러가지 실험을 했지만 최종예선은 다르다. 크로아티아와 카타르는 전혀 다른 팀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고민했다.
- 박주영 제외를 결심하게 된 시점은 언제인가?
▲ 최종명단은 어제 결정을 지었다. 보통 선수들의 리그 경기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 해외에 있는 선수들은 시즌 중이지만 국내 선수들은 이제 막 시즌을 개막했다. 박주영 제외도 어제 코칭스태프와 상의해서 내린 결정이다.
- 골머리를 앓고 있는 수비진 구상은
▲ 수비도 물론 베스트11을 위해 구상 중이다. 수비는 대표팀 소집 때마다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든다. 특히 왼쪽 윙백 문제 때문에 굉장히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어차피 지금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그동안 검증된 선수들이 있다. 이번 경기를 토대로 확정지을 생각이다. 될 수 있으면 많은 변화를 주려고 하지 않는다. 이 선수들로 나머지 4경기를 치르면서 조직력을 조금 더 끌어올릴 생각이다.
- 공격진을 새롭게 실험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은 생각해봤나.
▲ 새로운 실험은 아니다. 기존 선수들이 거의 일 년 가까이 함께 생활했고, 짧은 기간이지만 선수들과 관계가 형성됐다. 시리아와의 평가전 이후 일주일의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에 충분히 조합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단지 걱정되는 것은 카타르가 극단적인 수비 위주의 경기를 했을 때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모험적인 경기를 해야 하고, 초반에 선취골을 못 넣으면 경기가 쫓기듯 진행될 공산이 크다. 그런 부분만 우리가 잘 넘긴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다.
- 손흥민의 활용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 대표팀 선수는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또한 대표팀에 알맞는 스타일도 필요하다. 손흥민은 올 시즌 분명히 좋은 활약을 하고 있고, 놀라운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소속팀이 도르트문트에 1-5로 대패할 때 보면 손흥민의 활약이 너무 대조적이다. 대표팀은 어느 한 선수를 위해서 맞춤전술을 운영할 수 없다. 손흥민도 공격수 중 한 명이고, 이번 소집을 통해 좋은 몸 상태와 모습을 보이면 조합에 운용할 수 있다.
지금은 우리가 여러가지 공격 조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손흥민의 활용을)단언할 수 없다. 다만 항상 손흥민은 소속팀에서의 활약보다 대표팀에서 활용도가 낮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부분은 감독도 배려를 해야 하지만 선수 본인도 극복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 이범영, 장현수 등 올림픽대표팀 선수 발탁 배경을 설명 해달라
▲ 서브 골키퍼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소속팀에서 이범영이 경기에 못나가기에 그동안 선발을 못했는데 이번에 발탁 기회가 주어졌다. 미드필더인 한국영은 우리 수석 코치가 경기를 참관하고 왔다. 물론 나도 그 전에 살펴보고 싶었던 선수였다. 수비수 장현수는 지난 크로아티아전에서도 선발했다.
특히 장현수는 수비수로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개인 능력이나 기술에서 좋은 점을 많이 갖고 있었다. 좀 더 확인해보고 싶었고, 충분히 경기에 출전할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전제로 선발했다.
- 그 동안 지적된 세트피스의 보완책은 있나
▲ 위험지역에서 파울을 주지 말라고 선수들에게 계속 요구해왔다. 물론 대표팀이고 대표 선수들이기에 믿었던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계속 그런 부분이 지적됐기 때문에 이번 소집에는 시간 할애도 많이 할 생각이다. 공수에서 모두 세트피스 훈련을 많이 할 예정이다.
- 박주영 제외로 공격진에 어떤 변화가 있나.
▲ 지금 현재 상황에서 우리가 카타르를 어떻게 공략하고 이길 것인지에 대해서만 생각했다. 박주영 합류 여부를 질문하기보다는 나머지 선수들로 어떻게 경기할지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 카타르전 승리를 위해서 필요한 점은?
▲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팀이 구성되고 짧은 시간 동안 효과적으로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좋은 분위기가 필요하다. 선수들의 동기 유발이나 큰 목표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런 부분을 토대로 대표팀을 선발했다. 절대적으로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분위기가 분명히 좋은 경기로 이어질 것이다.
- 현 대표팀 명단은 앞으로 얼만큼 유지 되는가
▲ 많은 변화가 대표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훈련 기간이 짧다보니 조직력을 극대화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많은 변화를 주면 안된다. 카타르전 이후 남은 3경기는 6월에 일주일 차이로 연이어 열린다. 일정이나 선수들의 부상, 몸상태 등을 고려해 많은 변화는 아니지만 지금 명단에서 조금의 변화는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큰 틀은 그대로일 것이다. 특히 수비라인은 유지하고 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