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뒷담화] 김무성 영도출마, 출마자들 ‘우짜노~’

울며 겨자먹기 ‘출마해도 문제, 안해도 문제…’

2013-02-27     박형남 기자


박영아 전 의원 남편 출마하려다 ‘불출마’로 급선회
“돈 날리는 것보다 김무성 선거 도우는 게…”

[일요서울|박형남 기자] 이재균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4일 의원직을 상실했다. 대법원 3부는 4·11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에게 화장품 선물세트를 돌린 혐의로 기소된 이 의원의 선거사무장 정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의원은 의원직 상실로 4월 재보선 대상이 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사무장이나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 후보자의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이 300만 원 이상 벌금형이나 징역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가 된다.


출마자들 올킬?

부산 영도가 무주공산이 되자마자 김무성 전 총괄본부장은 출마선언을 했다. 김 전 본부장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성공적인 박근혜 정부가 되도록 온 몸을 던지겠다”며 “부산 영도 출마로 마음을 굳혔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박근혜 정부 성공’을 목표로 내세웠다. 박근혜 정부가 안정적으로 출범하도록 ‘울타리’ 역할을 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도록 노력하기 위해서는 활동 무대를 국회로 옮겨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영도 출마자들 사이에서 적잖은 논란이 일고 있다. 김 본부장의 ‘컴백'을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가지로 나뉜다. 출마를 해야 된다는 의견과 불출마를 해야 한다는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먼저 출마를 해야 한다는 입장부터 살펴보자. 한마디로 ‘큰 인물이지만 부산을 위해 역할을 한 것이 없다’고 평가를 내리고 있다. 원내대표 등을 지내면서 그에 걸 맞는 역할과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영도 출마를 고심 중인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18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지역구민들에게 외면 받았고, 큰 인물이 되라고 시켜줘도 별 볼일 없다는 게 영도의 반응”이라며 “또 정치적 발언 등으로 인해 이념적 갈등을 조장하려는 발언을 일삼았다”고 전했다. 이어 “김 본부장이 연고가 없다는 점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면 불출마에 무게를 두는 이들은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김 전 본부장이 출마하면 공천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영도 출마자들도 “영도에서 당선된 이후 당권에 도전하려는 수순”이라고 설명했으나, 출마자들 사이에선 ‘부산 거물급 정치인’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부산지역 의원들도 김 전 본부장의 출마에 대해 비관적이기보다는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다. 정의화·김정훈·나성린·이진복·박민식·유재중·김세연·이헌승·서용교·하태경·무소속 문대성 의원 등은 적극 찬성하고 있다.

특히 영도출마자들의 경우 선거비용만 날릴 수 있다는 분위기다. 예비후보 등록비 300만 원, 공천신청 280만 원 등을 포함해 사무실, 명함 제작 비용 등이 상당하다. 김 전 본부장이 영도에 출마한 이상 돈만 날릴 수 있다는 것. 일부에서는 김 전 본부장에게 찍힐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 출마를 꺼리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김 전 본부장의 출마로 영도 출마 예정자들은 상심에 빠져 있다. 지난 총선 때 출마했던 김성수·김상호 예비후보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김 전 본부장 출마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인사들이 올킬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박영아 전 의원의 남편 석동현 검사는 사표를 낸 뒤 부산 영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었다. 석 검사는 부산지방경찰청 지검장을 지냈고, 영도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전 본부장과 매우 가까운 사이라는 점에서 출마를 접었다는 후문이다. 이 외에도 지난 19대 총선에 출마한 이들도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일까. 영도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한 출마예정자는 [일요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본부장이 출마선언을 한 이후로 새누리당 타이틀을 달고 후보가 되려고 했던 인사들의 이름이 하나둘씩 지워지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출마자들이 ‘올킬’이 됐다. 10여명의 출마 예정자들은 그냥 스스로 접고, 다른 길을 찾는 분위기가 급격하게 형성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차라리 적진 앞으로…

급기야 일부 출마자들은 김 전 본부장을 도와줘야 한다는 분위기마저 형성되고 있다고 한다. 김 전 본부장이 공천을 받을 공산이 클 뿐 아니라 향후 정치를 하기를 하기 위해 ‘일보 후퇴 이보 전진’을 위한 전략을 내세우겠다는 것. 특히 김 전 본부장은 ‘사람 잘 챙기기’로 소문이 난 만큼 당권을 잡은 이후 자리나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주지 나지 않겠느냐는 분위기도 적잖게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김 전 본부장의 출마로 인해 영도 출마 예정자들은 ‘눈물을 머금은 채’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어야 할 지 말아야 할지를 놓고 한숨만 푹푹 쉬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