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해부]박근혜 친기업인 인맥 지도 서강 파워 ‘주목’

2013-02-20     최은서 기자

[일요서울|최은서 기자]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재계 인맥은 두터운 편은 아니다. 박 당선인은 재계와의 접촉이 많지 않지만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시절부터 맺어온 인연과 출신학교인 장충초등학교, 성심여중·고등학교, 서강대학교(전자공학과 70학번) 등 ‘학맥’을 바탕으로 한 인맥이 재계에 폭넓게 자리하고 있다. 학연을 중심으로 분류되는 박 당선인의 재계인맥은 특히 서강대 학맥들과 얽혀있다. 박 당선인은 이전 대통령들에 비해 관련 인맥이 두텁지 않은 편이며 개인적으로 맺은 관계가 별로 없어 박 당선인의 재계 인맥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학맥’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서강대 학맥이다. 같은 학교를 나왔다고 해서 박 당선인의 인맥으로 분류하는 것은 무리가 따르지만, 재계는 주로 학맥을 통해 연결고리를 찾으려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자가 정계에 입문한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재계와의 접촉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자공학과 출신들

서강대 출신 재계 인사들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재계에서 ‘세’를 과시할 만큼 파워를 지닌 모입이 존재하고 있지도 않다. 하지만 스스로 능력을 인정받아 두각을 드러낸 인재들이 주요 그룹에 포진해 있다.

삼성그룹 서강대 학맥 중 가장 주목받는 사람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박 당선인의 직계후배인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LCD사업부 부사장이다. 박 부사장은 전무 4~5년차 때 승진명단에 오르는 삼성그룹 관행을 깨고 2년 만에 부사장에 오르는 등 그룹의 차세대 CEO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박 당선인과 같은 70학번인 김낙회 전 제일기획 사장은 신문방송학과 출신이다. 그는 1976년 입사해 2007년부터 5년간 제일기획 사장을 지낸 뒤 지난해 12월 초 정기인사에서 퇴임했다. 김 전 사장은 국내의 대표적 광고인으로 불린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진행 전략담당사장이 무역학과 75학번이다. 지난해 초 자랑스런 서강인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현대차 중남미지역본부장, 기아차 유럽총괄법인장, 현대차그룹 전략기획담당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현대건설 인수를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SK그룹에선 최태원 회장과 지주회사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영태 (주)SK 사장, 차화협 SK종합화학 사장이 등이 박 당선인의 후배다. 또 김철규 전 SK텔링크 사장은 박 당선자와 같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1년 후배인 71학번이다. 김 전 사장은 서강바른포럼 공동 회장을 맡고 있다.

LG그룹에서는 오규식 LG패션 대표이사 사장, 김영기 LG CSR팀 부사장 등이 대표적인 서강대 인맥으로 꼽힌다. 오 사장은 LG그룹의 재무통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허용수 GS에너지 부사장도 박 당선인과 연이 닿아 있다. 허 부사장의 장모는 고 육영수 여사와 자매인 육인순씨의 딸 홍지자씨다.

식품업계에서는 이건영 빙그레 사장이 서강대 출신 CEO다. 박 당선인과 장충초 동기 동창인 김승연 한화 회장의 동생 김호연 전 새누리당 의원 역시 같은 서강대 74학번이다. 그는 빙그레 대주주이기도 하다. 김 전 의원은 ‘친박’ 인사로 이번 대선에서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 부실장을 맡았다. 이 밖에도 2002년부터 대한사격연맹회장을 맡고 잇는 김정 한화그룹 상근고문도 서강대 출신인사다. 또 최홍성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가 경영학과 67학번, 이주연 피죤 부회장이 영문학과 81학번으로 서강대 출신이다.

IT업계에선 이휘성 한국IBM 사장,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 최휘영 NHN비즈니스플랫폼 대표 등 70년대 후반 80년대 초 학번 후배들이 포진해 있다.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와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대표는 90년대 초반 학번이고 ‘아시아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스티브 김 꿈희망미래재단 이사장은 전자공학과 69학번으로 박 당선인의 1년 선배다.

서강대 출신 현직 국회의원은 소수 정예다. 학부 출신은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 부좌현 민주통합당 의원, 김영주 민주통합당 의원 등 3명이다. 박영선·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서강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강가족 개념으로 확대하면 전하진 새누리당 의원이 서강대 겸임교수 출신이다.

박 당선인은 현대중공업 대주주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장충초등학교 동기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과 박현숙 조양전기공업 대표는 성심여고 동문인 여성 CEO들로 박 당선인의 대표적 재계 여성 인맥으로 꼽힌다.

박정희 시절 맺은 인연

박 전 대통령 시절 맺은 재계 인연 중 가장 먼저 손에 꼽을 수 있는 인사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다. 김 회장의 부친이 박 전 대통령의 대구사범학교 스승이다.

실제로 김 전 회장은 박 당선인의 친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 1990년 EG(당시 삼양산업)의 최대주주가 되는 과정에서 자금을 대주기도 했다. 이런 인연 때문인지 박 당선인의 캠프에서는 대우그룹 출신인사들이 상당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강석훈 의원이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이다.

또 박 당선인은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각별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박 전 대통령 사후 박 당선인을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만씨 역시 박 회장이 삼양산업 부사장으로 임명한 것을 계기로 재계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선대위에 직접 참여해 박 당선인을 도왔던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학연은 겹치지 않지만 빼놓을 수 없는 박근혜 재계 인맥이다. 김 회장은 박 당선자와 특별한 인연은 없었지만, 박 당선자가 직접 수차례 만나 영입할 만큼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고 김수근 대성그룹 명예회장의 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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