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새해특집-②]대한민국 힐링피플 3人, “전두환·삼성을 울리다”
“민주당 정치소비자 아닌 생산자로 거듭나야”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2013년 계사년 정치권은 날씨만큼 변덕스러울 전망이다.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대선이 끝나 민심은 둘로 갈라섰고 여야는 여전히 사사건건 으르렁거린다.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빈부 격차는 고희를 넘은 노모를 자살로 내몰고 있다. 고위 공직자의 ‘부도덕성’은 여전하고 특별사면은 ‘없는 사람들을 더 없어 보이게’ 만들고 있다. 국가의 첫 명절인 설을 맞이한 서글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하지만 2013년 대한민국을 ‘힐링’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살 치료사 정진 위드하우스 쉼터장부터 ‘7전8기 오뚝이’ 인생을 산 박주선 민주당 의원, 패배의 아픔에 젖은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을 위한 희망 메시지를 주는 사람들, ‘전두환·이건희’의 가슴마저 훈훈하게 만드는 힐링 피플을 만나보자.
“박근혜와 맞설 수 있는 리더십 갖춰라”
2012년 대선에서 패한 민주당을 바라보는 당안팎의 시선은 싸늘하다. 문재인 후보는 ‘잠행’에 들어갔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워진 비대위는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큰 반향을 못일으키고 있다. ‘책임지려는 사람’은 없고 48%에 지지율에 기대 어영부영 넘어가려는 모습이다.
여기에 ‘안철수’를 재차 거론하는 모습은 제1야당인가 싶을 정도로 무기력해진 민주당이다. 어느 한 민주당 당직자의 한탄처럼 ‘정치적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로 전락했다’는 냉혹한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박근혜 정권 출범을 앞두고 여소야대 국면에서 민주당의 정치적 역할을 무시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이동흡, 김용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보여줬듯이 야당이 제 역할을 해야 비로소 견제와 균형의 정치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작금의 민주당은 야권 지지자들로부터 무시와 무관심은 오히려 국민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과 지지자들에게 애증어린 충고를 보내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보수對진보, “야권, 최선 다했다”
25년간 정치를 하고 정치 평론가로 나선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은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은 이해찬 체제를 시작으로 문재인 대선후보 확정, 안철수와 단일화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며 “패배후 가정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48%가 넘는 지지율은 역대 야권이 얻은 표중 두 번째로 높다”고 평했다. 이어 황 위원은 “박근혜 후보 역시 대한민국 전체 보수표를 모으기 위해 이회창, 이인제를 껴안았고 야권 역시 친노, 비주류, 안철수, 진보정당 인사들까지 민주·개혁·진보 세력을 총결집시켰지만 보수 인구가 3% 더 많아 졌을 뿐”이라고 위로했다.
또한 황 위원은 “이제 당내 127명의 의원들이 치열하게 대선 평가, 정치 쇄신, 노선 투쟁을 벌여 당이 생명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며 “‘네 탓이네’,‘안철수 책임이네’라는 말은 말고 이제 ‘내 탓이오’라는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황 위원은 “민주당은 이제부터 수권정당, 건전 야당으로 거듭나기위해 노력해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주류는 침묵하고 비주류는 비협조적인 태도를 버리고 집단지도체제를 형성해 ‘셀프 힐링 기간’을 가져라”고 충고했다.
민주당 전 당직자 김모씨는 “민주당이 이제 안철수에 기대는 모습을 버리고 이제는 스스로 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며 “선거때만 나타나는 연합정치, 연대 정치를 버리고 이제는 자강론에 나서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이어 그는 최근 ‘안철수 신당론’에 민주당이 들썩거리는 모습이 안타깝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안철수는 과거 YS, DJ처럼 신당을 만들 수 있는 정치력이 안된다”며 “이제는 밖으로 시선을 거두고 내부로 돌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오히려 이번 전당대회는 안철수 현상을 가져갈 수 있는 새로운 신진세력이 등장하기에 좋은 기회”라며 “컨텐츠를 확보하고 철저하게 준비해 새로운 리더십을 갖춘 인사들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안철수 후보 역시 미국에 더 이상 머물지 말고 건강한 야권 세력을 형성하기위해 국내에 들어와 신당도 만들고 4월, 10월 재보궐 선거에 참여해 정치 경험을 쌓아야 한다”며 “그래서 지방선거 앞두고 야권이 다시 뭉쳐서 새누리당에 맞설수 있는 단단한 야당이 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박근혜 천막정신을 배워라” 충고
20년 넘게 민주당을 지지해온 시민 곽모씨는 “민주당이 현재처럼 정치 소비자가 아닌 생산자로 거듭나기 위해선 친노 비노가 서로 치열하게 노선투쟁을 벌이고 깃발 싸움을 벌여야 한다”며 “무엇보다 박근혜와 맞설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곽씨는 “민주당이 지지부진하면 호남마저도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수권정당으로서 면모를 갖추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근혜 당선자가 걸어온 위기 극복 과정을 ‘벤치 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재인 캠프에서 근무했던 전모씨는 “박 당선인은 2002년 대선 패배후 ‘차떼기 정당’이라는 오명속에서 당 대표를 맡았다. 이어 그는 600억원 넘는 천안 연수원을 헌납했고 당사를 매각해 빚을 갚았다. 게다가 총선을 앞두고 여의도 허허벌판에 천막당사를 짓고 들어갔다”며 “결국 2004년 탄핵이라는 역풍을 맞았으면서도 121석이라는 놀랄만한 성과를 이뤄냈다”고 회고했다. 민주당이 앞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기위해선 ‘대중 속으로’ 파고 들어가려는 가시적인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설 민심은 여전히 민주당에게 차갑다. 그러나 민주당이 ‘관심조차 없는 당’이 되기보다 차라리 ‘욕’이라도 먹는 당이 돼야 기회가 온다”며 “지금은 치열하게 싸우고 치열하게 반성하고 치열하게 수권정당으로서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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