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시마 후원기업’이 있다? SNS·인터넷 글 후폭풍

“우리나라 국민 뿔났다(?)”

2013-01-14     이범희 기자

온라인 타고 불매운동까지 이어지나…공개된 업체 13곳
해당 기업 억울함 호소에도 소비자들 믿지 않아 울상

[일요서울|이범희 기자] ‘다케시마 후원기업’ 명단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개인블로그는 물론 트위터·카카오톡 등에는 ‘일본 다케시마 후원 기업들’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기업들의 로고 사진이 유포됐다. 게시물 상단에는 “아래 기업들은 역사교과서 왜곡, 독도 영유권 주장, 위안부 만행 부정 등을 일삼는 일본 내 우익단체들을 후원하고 있습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이 게시물에 포함된 업체들은 국내에 대규모 유통·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는 소매점을 비롯해 일본의 유명 기업 13곳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기업에 대한 불매운동과 국내 추방을 부르짖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부분의 해당기업들이 자국민에게 친숙한 브랜드들이어서 누리꾼들의 배신감 또한 크다.

트위터에는 “이런 것은 널리 알려서 불매운동으로!!”(@gie**), “이제는 안 산다. 다시는 안 산다”(@par**) 등 격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유명 포털 사이트 등에도 “다케시마 후원기업 불매운동 합시다. 일본인은 한국 자동차나 휴대폰 등을 잘 구매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그들 제품을 사주어 그들의 사기만 올려줄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독도 침탈에 우리가 돈을 보태 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포되는 게시물 상단에 “독도라는 명칭을 다케시마로 변경하는 캠페인에 후원금을 내고 있는 일본 기업들”이라며 “이들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글귀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표출하기도 했다.

관련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 sky***는 “지난해 8월 열린 올림픽축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박종우 선수가 독도 세레머니로 FIFA에 제소당한 바 있었지만, 이때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같은 생각으로 박 선수를 응원했다”며 “다케시마 후원 문제가 지속된다면 해당기업에 대한 악감정이 생길 게 불 보듯 뻔하다”고 전했다.

‘다케시마 후원기업’이란 독도를 ‘다케시마’로 부르며 일본 땅이라고 가르치는 우익 교과서를 후원하는 기업들을 지칭하는 말이어서, 우리나라 국민들을 자극함은 물론 분노케 했다.

해당 기업들이 다케시마 후원기업은 아닐지라도 일본이라는 나라가 ‘다케시마 후원국가’처럼 보인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많지 않은 것도 이번 사태를 키운 단초가 됐다. 게다가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독도’를 둘러싼 민감한 문제인 데다 이들 기업이 국내에서도 큰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어 누리꾼들의 반응 또한 뜨겁다.

게다가 이들 게시물들이 일본 아베 총리 정부의 우경화 본격화 소식과 맞물리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아베 총리의 우경화 움직임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도하면서 공개적으로 비판한 적도 있다.

이번 기회에 한반도 침략에 적극 참여한 일본 전범기업들이 버젓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들 기업에 대한 퇴출 의견도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니콘을 거느린 미쓰비시 등 전범기업이 우리 정부가 발주한 수천억 원짜리 공공사업을 수주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니콘 관계자는 “국내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에 관한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라며 “니콘은 다케시마 후원에 전혀 관련이 없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옹호 입장에도 반일 감정 여전해

일각에서는 ‘(이번 파문이) 근거 없는 괴담’이라며 소란을 자제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온다.
한 트위터리안은 “대체 무슨 근거로 저걸 믿는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고 또 다른 트위터리안도 “아무런 설명도 없이 기업만 나열했다. 이렇게만 보면 국내에 들어온 일본 기업 대부분이 우익이나 마찬가지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실제 이들 기업들이 다케시마 후원기업인지는 확실한 사실도 근거도 없는 상황이다. 만일 이들 기업 중 다케시마 후원기업이 존재하더라도 사실 확인조차 힘든 상황이다.

10일 오후 현재까지도 논란이 계속되자 해당 기업들이 적극적인 해명을 하고 있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여전히 누리꾼들의 비난이 줄을 잇고 있다.

또 다른 해당 기업 관계자는 “지금 SNS 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기업들 리스트는 있지만, 어떻게 후원하고 있다는 식의 이에 대한 명확한 근거나 증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다”며 “해당 업체에 소속된 개인이 회사 몰래 후원할 수는 있지만 회사가 나서서 후원하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다케시마 후원기업 명단에는 캐논과 니콘·시세이도·가네보·파나소닉·카시오·미즈노·에드윈·유니클로·마일드세븐·다이소 등 우리에게 인기가 높은 브랜드 13곳이 포함돼 있다.

skycros@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