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ING생명 인수 무산

2012-12-19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추진했던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가 끝내 무산됐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8일 서울 명동 본사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중장기 전략인 비은행 계열사 육성과 고령화 사회에서의 수익원 창출을 위한 보험사 인수·합병(M&A)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금융환경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 유지를 위해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인수·합병(M&A) 등 주요 안건은 사전 이사회 구성원들이 이견 조율을 통해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지만 이날 이사회는 이례적으로 표 대결까지 벌였다. 하지만 찬성 5, 반대 5, 기권 2표로 찬성이 절반을 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이사회는 어윤대 회장과 임영록 사장 등 상임이사 2, 민병덕 국민은행 등 비상임이사 2, 사외이사 9명 등 총 13명으로 이뤄진다.

이중 비상임이사인 본 리터 ING은행 아시아지부장은 이번 안건의 의결권이 제한돼 12명 중 7명 이상 찬성해야 의결할 수 있다.

이처럼 ING생명 인수가 최종 무산되면서 KB금융의 비은행 부분 강화를 주장해 온 어윤대 회장의 리더쉽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또 비은행 부분을 30%대로 끌어 올리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KB금융은 지난 9월말 기준 총자산 3733520억 원으로 국민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이 77,39%(289690억 원)에 달한다. 비은행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22.61%(844510억 원)에 불과해 우리·신한·하나 등 4대 금융지중 중 핵심 계열사(은행) 쏠림현상이 심한 편이다.

여기에 내부갈등도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어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 조기 퇴진설이 대두되고 있고 회장 선출권한을 갖고 있는 사외이사들은 자신들이 사외이사를 뽑는 구조적 한계로 별다른 견제방법이 없다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실제 KB금융은 지난 3월 임기가 끝난 사외이사 5(이경재, 함상문, 고승의, 이영남, 조재목)을 전원 재선임했다.

한편 KB금융은 지난 9ING생명 매각작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일부 사외이사들이 인수 타당성 등을 문제 삼으면서 이사회 통과가 지연됐다. 이들은 당초 25000~26000억 원의 인수가격이 너무 비싸고 보험업황도 불투명하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KB금융 측은 인수가격을 22000억 원 선까지 끌어내렸지만 인수결정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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