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개발 부도 위기…2500억 전환사채 발행 무산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2007년 말에 시작된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사업 자금마련을 위한 전환사채(CB) 발행무산으로 좌초 위기에 처했다.
1대 주주인 코레일을 비롯해 롯데관광개발(2대 주주) 등 기존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 투자(PFV) 주주들이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서지 않아 사업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졌다.
용산개발사업의 자산관리회사(AMC)인 용산역세권개발은 지난 12일 주주배정 방식으로 2500억 원 규모의 CB청약을 받은 결과 30개 주주사 중 단 한 곳도 청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용산역세권개발은 사업정상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 후 빠른 시일 내에 PFV 이사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앞서 드림허브는 지난달 8일 이사회를 열어 주주배정 방식의 CB발행을 결의해 금리 5%, 만기보장 수익률 3개월 복리 연 5% 등의 조건으로 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CD발행이 무산됨에 따라 용산역세권개발 사업은 부도위기에 몰렸다. 현재 드림허브가 보유한 자금은 185억 원 가량으로 당장 17일 내야 하는 금융이자와 종합부동산세 등 190여 억 원을 포함해 ABS 발행이자(121억 원), 설계용역비(640억 원), 토지정화사업비(270억 원), 토지중도금반환채권 이자 비용 등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도 주주들은 증자에 나서지 않고 뒷짐만 지고 있다. 특히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은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어 해결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코레일은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드림허브에 지원한 돈이 12조 원에 달해 자신들만 위험을 떠안을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코레일은 롯데관광개발이 갖고 있는 경영권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롯데관광개발은 아무런 청사진도 없이 무조건 경영권을 인수해 사업계획을 바꾸겠다는 코레일 의견에 동의 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러는 사이 다른 민간 출자사들의 입장도 복잡해지고 있다. 출자 여력을 갖춘 삼성물산 등 삼성계열사 6곳과 SH공사 등은 향후 사업 전망을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또 재무적 투자자들은 추가 투자가 금지된 폐쇄형 펀드여서 증자 참여가 불가능하고 건설투자자들 중 일부는 법정관리 상태고 대기업 건설사 등은 장기 불황에 쉽게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드림허브 측은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이 이번 증자에 참여했어도 1000억 원 가까운 자금이 들어와 디폴트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었다”면서 이달 중으로 이사회를 열서 제3자 배정이나 외부투자자 유치를 통한 CB발행 문제를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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