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고강도 구조조정…가전·레미콘 팔고 ‘에너지 기업’ 변신

2013년 상반기까지 2조 원 마련…재무구조 개선과 신성장동력에 집중

2012-12-12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재무구조 악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동양그룹이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레미콘과 가전사업을 매각하고 화력 발전 등 에너지 사업으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동양그룹은 12일 내년 상반기까지 약 2조 원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고강도 경영재선 및 사업재편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룹 수익 창출에 부담을 줬던 사업부분은 과감히 정리하고 시멘트와 에너지사업을 중심으로 미래지향적인 종합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변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동양그룹은 지주회사격인 동양의 건재부분과 가전부분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건재부문은 레미콘, 파일, 저발열시멘트 등을 제조 및 판매하고 있으며 가전 부문은 지난해 흡수 합병한 동양매직을 말한다.

매물로 나온 건재와 가전은 동양에서 현금창출력이 가장 좋은 사업부로 지난 3/4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507억 원 가운데 398억 원이 건재에서 134억 원이 가전에서 나왔다. 이와 함께 섬유사업부인 한일합섬, 계열사인 동양네트웍스도 매각 대상에 포함시켰다.

다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매각 대상으로 거론됐던 동양증권은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외형규모에 집착하지 않고 견실한 미래를 위해 선택한 결정이라며 로드맵을 바탕으로 현재 준비 중인 모든 작업을 시장상황 및 거래조건 등을 감안해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양그룹은 구조조정을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2조 원가량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알짜 사업부를 포함해 비주력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화력발전소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양그룹은 현재 강원도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실행 절차에 돌입해 2022년까지 11조 원을 투입해 2단계 공사를 거쳐 3000~4000MW급 화력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동양은 9월말 기준 총 차입금은 12521억 원으로 그 중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등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약 90%에 달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다.

동양그룹 측은 자금난 해소를 위해 보고펀드와 동양생명 매각을 추진했지만 동양생명 소유 골프장 문제로 무산됐다. 또 상장사인 동양시멘트, 동양증권 등 그룹 내 주요지분 가치가 하락하면서 보유자산을 활용한 자금조달 능력도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동양리조트를 292억 원에 신세계에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구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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