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에서 말하는 ‘최소의 법칙’

“시장상황에 따라 부합하는 자세를 취하라”

2012-12-11     정효철 광주지점장

시장에 미치는 변수는 그저 참고자료일뿐 확신하지 말 것
투자자는 긴밀하게 대응하고 전략적 분석을 통해 투자 선별

공부든 투자든 무엇인가 과업을 수행하다 보면 찬란한 성공을 거두는 경우도 있고 참담한 실패로 마감하는 경우도 있다. 성패여부와 관련 없이 그러한 결과를 가져오게끔 만든 원인을 분석해보면 그 원인이 명쾌하게 하나로 정리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개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그와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음을 발견한다. 성공은 논외로 하고 실패의 경우를 살펴보면 반드시 ‘최소의 법칙’이라는 것이 적용됨을 짐작하게 된다.

‘최소의 법칙’이란 1840년 독일의 식물학자 리비히(J. Lievig)가 발표한 것으로 ‘필수 영양소 중 식물의 성장을 좌우하는 것은 넘치는 요소가 아니라 가장 부족한 요소’라는 이론이다.
가령 식물의 정상적인 생장에 필수적인 질소·인산·칼륨·석회 중 어느 하나가 부족하면 다른 것이 아무리 많이 들어있어도 식물은 제대로 자랄 수 없다는 법칙이다. 이 법칙은 식물의 성장뿐만 아니라 세상사에도 꼭 들어맞는다고 할 수 있다. 물통이 아무리 커도 한쪽 귀퉁이가 낮을 경우 물은 그 이상 담을 수 없으며, 컴퓨터의 성능을 결정짓는 것은 가장 훌륭한 성능의 부품이 아니라 가장 뒤떨어지는 부품이다.

이 ‘최소의 법칙’을 투자의 세계에 접목해보면 우리가 번번이 투자에 실패하는 것은 투자자로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여러 자질 중 미처 갖추지 못한 취약한 부분 때문임을 깨달을 수 있다.
항상 용광로처럼 들끓고 있는 주식시장은 매 순간마다 다른 상황을 연출하며 변질되는 순간들은 투자자에게 매번 다른 자질을 요구한다. 어떤 순간에는 과감함이 필요하고 또 다른 순간에는 지긋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조금 빠르고 가벼운 움직임이 필요한 때도 있고 진중한 호흡으로 장을 지켜봐야 할 순간이 있다.

주식시장이라는 것이 세상에 출현한 이래로 주가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예측하거나 계량하려는 무수한 시도가 있었지만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대단히 많기 때문에 그 모든 시도는 그저 참고자료만 제공할 뿐이다. 사실상 무모하다는 것이 학자들의 견해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은 벌어진 상황에 긴밀하게 대응하는 것이다. 시장을 이끌어가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그저 시장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자세를 취하는 것뿐이며 그 자세는 반드시 시장이 요구에 부합하는 것이어야만 한다.

시장은 대단히 강력하고 영리한 존재이다. 그리고 항상 투자자의 취약한 부분을 찾아 그 틈을 비집고 공격해온다. 따라서 시장에 대응하는 투자자들은 시장이 요구하는 자질들을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는 미리 갖추어 놓은 이후에야 비로소 겸손한 마음으로 시장을 읽고 적절한 자세와 행동을 취해야만 한다. 깊고 넓게 생각하고 멀리 보며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스스로를 단련할 때 우리는 비로소 시장이 요구하는 자질과 자세를 갖추게 될 것으로 믿는다.

정효철€HMC투자증권€광주지점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