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그녀의 목요일’, 배종옥과 조재현의 남녀탐구보고서~

결혼 빼곤 다 해본 역사학자와 분쟁 전문 기자...지적 로맨스 진수

2012-11-27     이창환 기자

시간과 심리 꿰뚫는 연기로 관객 충족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연극열전’과 ‘예술의 전당’이 공동 제작하는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이 11월 23일부터 12월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서로를 모르고 살아온 시간보다 알고 지낸 시간이 더 긴 이성 친구가 목요일마다 자신들만의 추억이 담긴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는 설정에서 시작된 드라마다.

 
그들의 대화는 비겁함, 행복, 역사 등 거창한 대화로 시작되지만 결국 사소한 자신들의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티격태격 다툼을 갖는다. 하지만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확인하는 아이러니를 보인다.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독특한 커플의 에피소드를 그리는 듯하면서도, 사랑, 갈등, 화해를 통해 인간의 본질적 차이와 인생을 이야기한다. <연극열전4> 대미를 장식하는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지적이고 세련된 대사가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속도감이 관람 포인트다. 전작 <민들레 바람되어>에 이어 흥행 신화를 기대하고 있다.
 
주연 배우로 캐스팅된 배종옥, 조재현 두 배우는 드라마와 영화, 연극을 통틀어 처음 연기를 맞추고 있다. 배종옥이 은퇴한 국제 분쟁 전문 기자 연옥 역을, 조재현이 화려한 입담의 저명한 역사학자 정민 역을 맡아 노련한 중년의 커플을 연기한다.
 
 
 
‘그와 그녀’의 ‘특별한 목요일’
 
첫 번째 목요일 Mission 약속.
어느 날 갑자기, 정민은 연옥을 찾아와 매주 목요일마다 주제도 정하고, 약속을 하고 만나자고 제안한다. 약속?
 
두 번째 목요일 Mission 비겁함.
정민은 비겁함은 용기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스스로 비겁할 줄 아는 사람이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그 관계를 증명하는 것이 ‘정민과 연옥’이라는 말과 함께…
 
세 번째 목요일 Mission 역사.
역사는 기억을 왜곡해서 기록하는 것으로 상상력이나 욕망을 투영하는 게 아니라 일정한 형식미를 추구한다는 거창한 대화는 역사적인 그들의 첫날밤으로 옮겨간다.
 
네 번째 목요일 Mission 행복.
과거의 편지로 대신한 정민과 연옥의 행복. 정민은 결혼과 성공으로 행복해하고, 동시에 연옥은 아이가 생겼다며 행복해 한다. 그와 그녀는 행복했지만, 함께 행복하지는 못했다.
 
다섯 번째 목요일 Mission 관계.
연옥, 정민과의 관계가 여전히 혼란스럽다. 우리가 친구야? 애인? 아니면 섹스파트너? 부부?
 
여섯 번째 목요일 Mission 이별.
또 다시, 도망치듯 떠나는 연옥이 안타까운 정민은 항상 스스로에게 솔직하지 않은 연옥의 상처를 꼬집으며, 그 동안 참아왔던 속내를 터뜨린다.
 
 
 
여섯 번의 만남으로 구별되는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마리 카르디날의 소설 <샤를르와 룰라의 목요일>을 모티브로 한국적 정서와 상황에 맞도록 새롭게 창작한 작품이다. 소설의 간단한 설정 위에, 우리의 역사와 환경을 바탕으로 한 대화와 토론이 씌워졌다.
 
연극의 연출을 맡은 황재헌 작·연출은 그동안 연극 <아트(2003)>, 뮤지컬 <클로저 댄 에버(2006)>로 각색 능력과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이미 연극 <썸걸(즈)>에서는 한 남자와 그를 사랑했던 네 여인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남녀의 미묘한 감정선을 세련되고 기발하게 표현했다. <그와 그녀의 목요일>은 황재헌의 작가로서의 처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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