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단독 콘서트 ‘숨 막힐 듯 강렬했다’
[일요서울 | 정시내 기자] 그룹 동방신기가 4년 만에 연 서울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동방신기는 지난 17, 18일 양일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TVXQ! 라이브 월드 투어 ‘캐치미’를 통해 2만 5천명 관객을 동원하며 본격적인 월드 투어의 서막을 알렸다.
이번 서울 공연은 동방신기가 국내에서 약 4년 만에 선보이는 단독 콘서트로 무려 3분 만에 전석이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세계 각국 음악 팬들이 운집하며 동방신기의 글로벌한 인기를 다시 한 번 실감케 했다.
◎ 따라올 자 없다 ‘강렬한 퍼포먼스’
동방신기 콘서트의 장대한 포문을 연 첫 곡은 ‘라이징 선’. 함성이 절묘하게 결합된 곡과 빈틈없는 안무로 빨려 들어갈 듯한 무대를 연출하며 순식간에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무대 초반부터 동방신기는 다소 격정적인 댄스와 헤드뱅잉을 시도, 돌출무대로 진출하는 등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했다.
이어진 ‘get away’ 무대에서는 공연 중 MR이 갑자기 멈춰 처음부터 곡이 다시 시작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하지만 음향 사고가 무색할 만큼 더욱 강력해진 록 무대로 팬들을 열광케 했다.
공연 중 쉴 틈은 없었다. 그들은 절제된 팝핀 댄스로 배틀을 겨루다가 ‘hey’ 무대에서 얼굴을 맞대고 어깨를 밀치며 언쟁하는 모습을 연출해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유노윤호는 공연 오프닝 무대를 마치고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며 “첫 곡부터 강렬한 곡으로 시작했다. 함께 만드는 무대인만큼 끝까지 달려보자”라고 열정적인 공연을 약속했다. 최강창민은 앞서 발생한 음향 사고를 의식한 듯 “공연이 물 흐르듯 사고 없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다”라며 재치 있게 대처했다.
동방신기 솔로 무대는 부드러움과 카리스마의 상반된 매력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날 최강창민은 직접 작사한 ‘고백’이라는 발라드 곡을 선보였다. 그는 한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심정을 대변하며 아련한 감성을 표출해 관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유노윤호는 ‘Honey Funny Bunny’를 통해 카리스마를 무장한 감각적인 동작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특히 그는 섹시한 웨이브를 가미한 차별화된 안무로 퍼포먼스의 제왕임을 입증했다.
이날 동방신기는 신곡 ‘휴머노이드(Humanoids)’와 ‘Here I stand’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추후 활동 예정인 ‘휴머노이드’는 하이브리드 일렉트로닉 장르의 곡으로 강렬한 비트를 바탕으로 절도 있는 퍼포먼스를 펼쳐 또 한 번 파란을 예고했다.
동방신기 무대를 능가하는 팬들의 열기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동방신기가 온몸에 LED 전구로 장식된 의상을 입고 나오자 팬들의 함성은 더 높아졌다. 이번 정규 6집 타이틀곡 ‘캐치미’ 무대가 시작된 것. 관객 함성에 답하듯 동방신기는 ‘헐크 춤’, ‘용트림 춤’ 등 유기적이고 절제된 안무동작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또 일본 발표 곡 ‘B. U. T’를 선곡해 해외 팬까지 아우르는 면모를 보였다. ‘왜’ 무대에서는 ‘Keep your head down’ 가사에 맞춰 다 같이 손가락을 내리는 특유의 안무 동작을 하며 팬들과 하나 되는 무대를 꾸몄다.
◎ ‘한 순간도 놓칠 수 없어’
동방신기는 공연 중간에 공개된 특별 영상을 통해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최강창민은 배우 이연희와 호흡을 맞췄다. 그는 영상 속에서 이연희를 짝사랑하는 바리스타로 변신, 애잔한 눈빛 연기를 선보이며 팬들의 마음을 적셨다. 유노윤호는 ‘이것만은 알고가’ 노래를 배경으로 걸그룹 F(x) 설리와 안타까운 사랑 연기를 펼쳐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공연은 3D 맵핑 기술을 도입해 입체적이고 웅장한 무대 배경과 동방신기의 퍼포먼스를 하나로 연결시키는 색다른 무대로 볼거리를 더했다. 특히 프로젝터 3개를 활용해 3D 영화를 보는 듯한 실감나는 영상과 무대를 선사했다.
또 매직 리프트, 크레인, 무빙카를 이용한 다양한 무대 연출이 이뤄졌다. 동방신기는 멀리 있는 관객석까지 직접 다가가 눈을 맞추고 코믹댄스, 애교를 선보이며 팬들과 한층 더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 ‘We are T!’
공연장 내 팬클럽 ‘카시오페아’가 만든 펄레드 물결의 향연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뤘다.
관객들은 동방신기가 공식 엔딩 곡 ‘바보’를 부르는 동안 ‘항상 곁에 있을게’라고 쓰인 팻말을 드는 이벤트로 멤버들을 감동시켰다.
최강창민은 “이렇게 단결된 우리들을 보고 일반 분들은 종교 집단으로 볼 수도 있다”며 “하지만 하나가 된 모습으로 우리의 위용을 과시하고 싶다”고 말해 이목을 모았다. 유노윤호는 “여러분 모두 동방신기 멤버다. 동방신기가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지켜줘 정말 감사드린다”며 팬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동방신기는 월드 투어 ‘캐치미’ 인 서울 콘서트를 통해 수준 높은 댄스와 가창력을 겸비함은 물론, 예술적인 퍼포먼스까지 집대성한 완전체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세 명의 멤버 탈퇴 후 국내에서 가진 첫 콘서트인 만큼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 동방신기에게 빈틈은 없었다. 무대는 넘칠 만큼 화려했고, 폭발적이었다.
또 10년차의 가수 생활로 갈고 닦았던 내공을 발휘, 무엇보다 ‘명불허전’ 동방신기라는 명성을 다시금 각인시키며 4년 만의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한편 동방신기는 TVXQ! 라이브 월드 투어 ‘캐치미’ 인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를 순회하며 월드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시내 기자 <hoihoil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