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특별지명 완료…이승호․고창성 등 총 8명
NC, 즉시전력 강화로 내년 ‘태풍의 눈’ 되나
내년 프로야구 무대에 제 9구단으로 모습을 드러낼 NC 다이노스의 특별지명이 마무리됐다.
NC 구단 측은 지난 15일 오후 5시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8개 구단 보호선수 20명 외 1명의 특별지명 명단을 확정했다”며 “삼성 라이온즈 김종호(외야수)와 SK 와이번스 모창민(내야수), 두산 고창성(투수), 롯데 이승호(투수), KIA 타이거즈 조영훈(내야수), 넥센 히어로즈 이태양(투수), LG 트윈스 김태군(포수), 한화 이글스 송신영(투수) 등 8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NC 다이노스는 지명 가능했던 8장의 옵션을 모두 사용했다.
이번 특별 지명은 신생팀의 전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NC 다이노스는 지난 12일 8개 구단으로부터 보호선수 20명의 명단을 제출받은 바 있다.
당시에는 각 구단 26명의 1군 엔트리 중 20명이 제외됐기 때문에 핵심전력의 이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때문에 NC의 특별지명권행사보다 FA 이적 시장에 대한 관심만 증폭되는 분위기가 팽배했었다.
그러나 NC의 특별지명 선수 명단은 이 같은 예상을 뒤엎기 충분했다. 이승호․고창성․송신영 등 예상치 못한 선수들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NC 다이노스는 투수 4명, 포수 1명, 내야수 3명 그리고 외야수 1명을 각각 선택했다. 특히 지명할 수 있는 8장의 옵션 중 절반인 4명을 투수로 선택했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이는 NC가 현실적으로 바로 다음시즌을 구상할 수 있는 ‘즉시전력’ 위주의 선수보강을 실시한 것으로 풀이됐다. 아직 실력이 검증된 투수들이 부족한 NC는 1군 무대에 곧바로 올릴 수 있는 투수들을 지명함으로 다음 시즌 마운드의 위력을 강화하겠다는 계산을 세웠다.
더불어 NC는 노장선수들을 피하는 대신 신인 선수들을 지명해 미래를 내다보기까지 했다. 이에 많은 야구 전문가들은 “균형이 잘 맞는 선수 지명이다”라는 평가를 내놨다.
이제 NC는 선수 1명당 보상금액으로 10억씩 총 80억 원을 8개 구단에 지급하는 것으로 ‘특별선수지명’의 모든 과정을 끝낼 계획이다.
신생구단 NC, 베테랑의 경험을 얻다
이번 NC의 특별지명 선수 중 베테랑을 분류하자면 송신영, 이승호 정도다. NC가 ‘신생 구단이기 때문에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으로 지적돼왔던 만큼 알짜배기 영입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롯데로부터 지명한 이승호가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승호는 지난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롯데에 자리 잡은 선수다. 당시 SK 와이번스 시절 좌완 셋업맨으로 뛰었던 이승호는 4년의 계약기간과 계약금 6억 원, 연봉 3억5000만 원, 옵션 4억 원 등 총액 24억 원의 거액으로 롯데에 안착했다.
비록 올 시즌 41경기에 나와 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0에 그쳤지만 충분히 능력이 검증된 투수였고, 롯데가 거액을 들여 영입한 만큼 보호선수명단에서 제외됐을 거란 예상은 거의 나오지 않았었다.
하지만 결국 이승호는 NC에서 예전 명성의 부활을 노리게 됐다. 롯데에서 방출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지만 이승호의 검증된 실력과 SK에서 우승까지 맛본 경력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인 NC의 마운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또 한 명의 지난 시즌 FA 선수출신인 송신영이 눈여겨 봐야하는 선수로 지목되고 있다. 올해 LG에서 한화로 이적한 송신영도 시즌 내내 1승 3패 2홀드 4.94의 방어율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전까지 넥센과 LG의 불펜과 마무리를 오가며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34세의 적지 않은 나이가 불안요소로 지적되긴 하지만 NC에서의 즉시전력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그 역시 경험과 실력을 모두 갖춘 선수라는 것이다.
이 같은 예상이 나오는 이유는 이승호와 송신영이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FA 대어로 불리는 선수들이었다는 점이다.
그만큼 특별지명에서 원 소속구단의 20인 명단에 들지 못했다는 것은 두 선수의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다. 만약 두 선수가 NC의 유니폼을 입고 명예 회복을 할 수 있다면 NC의 마운드도 기존 구단 못지않게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중고 신예 선수들로 ‘균형’을 맞추다
이승호, 송신영에 비해 고창성, 김태군, 이태양 등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볼 수 있다.
미래를 본 투자라고는 하지만 고창성 역시 주목할 만한 면면을 지니고 있다. 또한 두산의 전 감독인 김경문 NC 감독이 직접 선택한 만큼 그 가치가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올해 부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는 해도 이전까지는 두산 필승 계투조의 한자리를 도맡아 왔다. 게다가 아직 28세라는 젊은 나이는 NC에서의 부활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또 다른 NC의 미래로 떠오르는 선수는 넥센으로부터 영입한 이태양이다. 이태양은 다음 시즌보다 몇 년 후 미래를 내다본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1993년생의 신예 선수로 올해 1군 경기에서 4경기 출장, 1패 1홀드 6.00의 방어율을 남겼다. 2011년을 포함한 총 출장 경기 수도 단 9경기에 불과하다. 퓨쳐스리그에서는 10승 7패 2세이브 4.07의 방어율을 기록한 바도 있다.
NC도 올 시즌 퓨쳐스리그에서 한 해를 보냈다는 점으로 봤을 때 시즌 내내 이태양의 실력을 직접 체크해 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안방마님’ 선택도 탁월했다. NC는 LG 트윈스 김태군을 포수로 지명했다. 지난 시즌 초반 LG 반전 드라마의 중심이었던 김태군은 100경기 중 49경기에 선발 출장하며 타율 2할1리, 14타점 7득점으로 마무리했다.
김태군은 LG가 윤요섭과 조윤준의 성장으로 포수진방향을 잡으면서 보호선수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하지만 김태군에게 NC는 기회의 땅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NC에서 충분히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기량의 김태군을 영입한 것은 김태군과 NC 모두에게 윈-윈 전략이라는 평가다.
아직은 의문? 김종호․모창민․조영훈
가장 의외의 지명은 삼성의 김종호라는 의견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기존 삼성의 전력이 강력하다는 점에서 ‘즉시전력’ 선수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돼 왔다.
하지만 NC의 선택은 무명의 김종호였다. 김종호는 ‘삼성 발야구의 선봉’ 역할을 맡고 있는 강명구보다 빠른 발이 주무기인 선수다. 삼성 야수들 중 스피드만 따지면 전체 1위다.
김종호는 이외에도 장타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 왔으며 스피드를 앞세운 넓은 수비 범위가 장점으로 분류됐다. 이 같은 점이 NC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투우타로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 모창민은 좋지 못한 타격센스와 의문이 드는 작전수행능력을 가지고 있어 의외로 지명이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만큼 전체적으로 전력이 약한 NC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조영훈은 타자로서 하드웨어(1m85/88㎏)가 좋은 선수다. 장타력이 있고, 주루 센스도 좋다. 타격 정확도와 선구안을 기른다면 충분한 전력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워낙 경험이 부족해 의심스러운 지명이라는 이야기도 새어나오고 있다. 터질듯 하면서도 폭발시키지 못했던 그의 잠재력이 앞으로 NC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상 NC가 이번 특별지명으로 활용한 선수들을 살펴봤다.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지명권 행사였다는 평가를 이끌어낸 NC는 이제 모든 선수들을 조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남기고 있다.
이번 특별 지명이 내년 시즌 프로야구 판도를 어떻게 바꿔 놓을지 주목되는 한편 선수를 내 준 각 구단들의 표정 변화도 재밌는 볼거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