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꿈·사 9 - 지용호 전 민주당 동대문(갑) 지역위원장
“관용의 정신으로 포용하는 정치하겠다”
“내년 총·대선은 통합이 변수”
“역사와 전통 있는 민주당, 해체는 안 된다”
[일요서울]은 19대 국회 입성을 희망하는 ‘여의도를 꿈꾸는 사람들(여꿈사)’ 아홉 번째로 지용호 전 민주당 동대문(갑) 지역위원장을 만나봤다. 지 전 위원장은 새시대새정치연합청년회(연청) 사무총장과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23년 동안 정당생활을 해왔다. 서민과 약자를 대변하는 정치를 꿈꾸는 지 전 위원장의 포부를 들어봤다.
- 정치 입문 계기는
▶ 경희대 총학생회장이 끝나고 학교 선배였던 김홍일 의원이 교수님한테 후배 중에 한 명을 추천해달라고 했고, 교수님이 나를 추천했다. 이후 89년부터 연청에 들어가 활동하며 서울지역 조직을 담당했다. 그러던 차에 91년도에 지방선거가 부활하면서 모교인 경희대가 있는 동대문 제2선거구 시의원 출마를 권유받았다. 그리고 최훈 지구당위원장에게 공천을 바로 받았다. 낙선한 이후 김대중 후보를 도와 대선을 치렀지만 또 한 번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러던 중 김옥두 의원 비서관 자리가 비어서 국회의원 보좌관 생활을 하게 됐다. 이후 1995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재도전, 시의원에 당선됐다.
-지역 민심은 어떤가
▶ 이 지역에서 ‘지용호 고생도 많이 했는데 때가 온 게 아니냐’는 말을 많이 한다. 김희선, 장광근 의원 모두 선거법 위반으로 걸려있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왔고 유덕열 동대문구청장도 많이 도와주고 있다. 오피니언 리더들을 포함한 지역민들도 좋은 기회가 왔다고 응원해주고 있다.
- 동대문갑이 동대문을보다는 상황이 좀 나은가
▶ 동대문갑은 한 번씩 돌아가면서 하는데 동대문을은 지난 30년 동안 한 번도 하지 못했다. 김창환 허인회 등이 나섰지만 7번이나 떨어졌다. 우리 당원들도 굉장히 실망했고 부작용도 있다. 을 지역에서 민병두 위원장이 굉장히 열심히 뛰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갑과 함께 을에도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 동대문갑 현안은
▶ 일단 동대문 전체가 구도심이라 낙후됐다는 표현을 쓰기에 알맞다. 지금 도심 재개발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동력을 잃어버렸다. 빨리 진행된 곳은 좋은데 더딘 곳은 침체돼 있다. 표를 얻기 위해 과도하게 시도한 것이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시장이다. 재개발 문제는 주민들의 의견을 다시 물어서 현실적으로 해야 하고 내년 총선에도 이슈가 될 것이다. 그동안 이 지역 공약을 보면 청량리 역세권을 중심으로 개발에 대한 공약이 쏟아졌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이것이 이뤄져야 기업이 유치되면서 상권이 확충되고 재정자립도가 높아지게 된다. 또 경희대, 외대, 시립대 등 주변에 큰 대학이 있고 이런 연고기능으로 교육, 문화 부분도 콘텐츠를 살려 주민들의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농촌경제연구원 이전 계획도 있다. 그 터를 문화, 휴식, 체육 공간으로 주민들한테 돌려줄 수 있는 예산이 확보돼야 한다. 하지만 동대문구 예산 가지고는 안 된다. 500억 정도 되니까 서울시에서 지원해 줘야한다. 저소득층이 많이 살다 보니 사회복지시설도 부족하다. 사회복지시설 확충을 많이들 원한다.
- 내년에 민주당이 유리한 구도로 갈 것으로 보는가
▶ 반 MB정서가 전반적으로 깔려있다. 총선과 대선이 있기 때문에 큰 구도에서 당 공천 받으면 선거 치르기엔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신 통합이라는 변수가 있다. 통합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대체적인 민심은 민주당 공천 받으면 유리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통합을 위한 민주당 해체론은 어떻게 보나
▶ 큰 대의와 명분으로 보자면 ‘헤쳐모여’가 대세다. 비전을 제시하고 새로운 얼굴을 보여줘야겠지만 역사와 전통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열린우리당과 분당 등 역사적으로 그 앙금이라는 것이 굉장히 오래간다. 전부 부수고 새로 만들자는 건데, 골수 지지자들의 우려가 크다. 민주당을 해체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나름대로 한국사회에서 한나라당과 함께 양대 축을 형성했는데 가능할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 된다.
- MB정권이 가장 잘못한 점은
▶ 정치를 불도저식, 독단적 스타일로 한 것이다. 즉 소통의 부재다. 정치를 계속해온 사람은 토론을 하되 의견을 수렴해서 양보할 건 양보해서 가는 것을 습득했을 텐데, 건설 쪽 CEO 관점으로 그런 과정이 생략되다보니 통치식 정치를 한다. 관용의 정신이 정치인에겐 필수다. 칼이 주어졌다고 막 써버리는 스타일의 정치는 안 된다.
- 안철수 현상이 대선까지 미칠 것으로 보는가
▶ 시대가 영웅을 만든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87년 체제다. 이미 종식돼야할 체제가 연명하면서 국민의 기대는 21세기인데 정치는 20세기다. 그 괴리감 속에서 안철수 현상이 나왔다. 변화를 바라는 국민을 정치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당정치를 추구해온 사람 입장에서 보면 안철수 현상은 개인의 검증, 시험대에 올라갔을 때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검증된 사람이 나와야 국민들이 안정감을 갖고, 후보와 후보 내는 정당을 믿으면서 미래도 담보될 수 있는 것 아닌가.
- 어떤 정치를 하고 싶나
▶ 사회에서 돈을 가졌거나 권력을 가진 사람은 방어할 수 있는 능력과 수단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 못한 분들은 방어할 수 있는 게 없고 억울해도 참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민과 약자를 위한 정치를 해야 된다. 그들을 대변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 관용의 정신을 가지고 상대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정치를 하겠다.
- 동대문갑에서 지용호가 돼야 하는 이유는
▶ 84년부터 이 지역에서 대학을 다녔다. 여기서 결혼하고 애도 낳아 벌써 27년 정도 됐다. 여러 차례 내 선거도 치렀고, 많은 분들과 함께 정치를 하려고 하고 있다. 특히 모교인 경희대가 있는 지역이고 많은 동문이 이 지역에서 생활하고 계신다. 23년 동안 당적을 바꾸지 않으면서 원칙과 지조를 가지고 정당생활을 했고 이곳의 현안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
▶ 2004년도에도 출마 했었는데 능력부족과 외부환경에 의해서 주민의 신뢰를 받는데 실패했다. 지난 8년 동안 능력도 키우고 나 자신을 비우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내년 총선에서는 주민들의 신뢰와 심판을 받아서 동대문구, 나아가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다.
[조기성 기자] ksch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