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통합 본격 활동 돌입

혁신과 통합이 대통합 주도한다

2011-10-04     김규리 기자

민주진보진영의 승리의 길 열리나
전북, 부산 등 전국조직 건설 예정


김규리 기자 = 야권 대통합 추진기구인 혁신과 통합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혁신과 통합은 민주당이 주도하려는 범야권 대통합의 열쇠를 쥐고 야 4당을 이끌어 통합의 길에 진입하려는 형국이다. 야권 대통합의 목소리를 높였던 민주당은 진보정당간 소통합이 결렬된 이후 주춤한 움직임을 보이고, 혁신과 통합은 이를 틈타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역시 혁신과 통합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혁신과 통합은 박원순·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만나 범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역할을 다하기로 논의했다. 여기에 10월 안으로 지역 조직을 준비해 전국적으로 활동을 넓혀갈 계획이다.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 등은 시민과의 소통과 통합의 주체세력 형성에 앞장서고 있다. 내년 총·대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혁신과 통합이 범야권 대통합을 이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시장 승리 위해 나섰다

최근 혁신과 통합은 범민주진보진영의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 4당과 함께 박원순 후보, 시민사회단체 희망과대안, 한국진보연대와 함께 3일에 있을 야권 단일화를 추진하고 이를 위한 경선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이같은 혁신과 통합의 활동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아가 내년 총·대선을 앞두고 민주진보진영 집권을 위한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전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7일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혁신과 통합 사무실을 찾은 박원순 후보를 만났다.

문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민주당을 포함한 야 4당과 시민사회가 함께 통합경선을 통해 범야권 단일후보를 선출하게 된 것이 서울시를 변화시키고 우리의 정치를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게 하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박원순 변호사가 야권 후보를 자처하고 나선 것과 야권 통합을 위해 ‘혁신과 통합’을 방문해줘 감사하다”며 “후보 단일화 과정과 시장 선거 과정에서 민주진보진영이 승리할 수 있도록 혁신하고 통합하는데 함께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원순 후보가 이날 혁신과 통합과의 회동을 추진하자 박영선 후보도 바로 뒤이어 혁신과 통합을 예방하겠다고 알려와 연달아 만남을 가졌다.

이 같은 서울시장 후보들의 혁신과 통합 예방은 야권 대통합을 위한 혁신과 통합의 움직임이 야권의 어느 세력보다 심상치 않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혁신과 통합이 서울시장 선거의 민주진보진영 승리를 계기로 야권 대통합에 ‘나침반’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야권 대통합 행보 본격화

아울러 혁신과 통합은 야권 내 대통합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혁신과 통합은 통합에 책임감이 큰 민주당을 비롯해 야 4당과 접촉해 올 연말까지 통합정당을 만들 방침이다.

특히 상임대표로 있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경남지사 등은 대표적 친노 인사로, 친노가 야권 대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혁신과 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문 이사장은 통합의 구체적 방법으로 각 정당의 정체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연합정당을 만들자고 제시했다.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불리는 문 이사장은 야 4당에 민주진보 통합에 동참해야 한다고 줄곧 목소리를 높여왔다.

여기에 문성근 대표는 국민의 명령 지지세력 17만 명을 토대로 이어받아 혁신과 통합을 확산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연대보다는 통합을, 소통합보다는 대통합을 주장하고 있다.

문 대표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통합해야 한다며 민주당에는 통합의 주체세력 양보를 강조했고, 진보정당에도 대통합에 나설 것을 촉구해왔다.

그는 최근 진보정당간 소통합을 이루지 못한 것과 관련해 지난달 23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부부였는다. 이혼했기 때문에 재결합 하려니까 하나하나 잘못을 따져 합의를 해야 한다. 이게 어려운 것이지만 저희가 말하는 연합정당은 한 지붕 다섯 가족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얼마 전 정치권에 불어온 ‘안풍’ 이후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혁신과 통합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혁신과 통합이 야권 대통합에 주체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과 관련해 향후 대통합 논의가 기존 정당보다 혁신과 통합을 중심으로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0월 중 전국 조직 완성

앞서 혁신과 통합은 지난달 6일 공식 출범한 이후 한 달여 밖에 되지 않은 시간에도 빠른 속도로 존재감이 부각시키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혁신과 통합이 전국 조직을 완성하기 위해 지역조직 건설 사업에 돌입했다.

지역조직 건설 사업은 이달 중순부터 시작할 계획으로, 오는 10월 5일 전북과 10일 부산 발족식이 예정돼 있다. 그 외에 광주, 대구, 서울 등의 지역에서도 10월 중으로 조직을 완성할 예정이다.

여기에 통합을 지지하고 참여하는 시민의 세를 확산시키기 위해 시민과의 소통 확대에 나섰다. 각 지역에서 쌍방향 소통 방식의 통합 카페인 ‘통카페’를 개최하는 것이다.

‘통카페’는 새로운 컨셉의 소통공간으로서 현재는 작은 규모지만 수도권부터 시작해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 여론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서울은 각 구 단위별로 운영해 시민활동가와 혁신과 통합의 주체들이 참여해 행사가 진행된다. 지난달 관악, 노원구 등에서 ‘통카페’ 일정을 가졌고 이달에는 은평구, 고양시 등이 예정돼 있다.

혁신과 통합은 출범에 앞서 서울, 창원, 광주 등에서 ‘정치 콘서트’를 열어 시민과의 소통에 나선 바 있으며 향후 문 이사장의 ‘북 콘서트’를 통해 통합에 대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종식 혁신과 통합 사무처장은 앞으로의 활동과 관련해 “선거대책위에 참여하고 좋은 경선을 치르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향후 야권 대통합과 관련한 방안을 기존 정당과 대화하고 상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규리 기자] oymoon@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