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연합해 강남 한복판서 100억 원대 사설카지노 운영

2011-08-22     최은서 기자
[최은서 기자] 6개의 폭력조직 조직원들이 연합해 서울 강남 고급 빌라에 사설 카지노를 차려놓고 판돈 100억 원대 도박판을 벌이다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8일 조직폭력배 정모(40)씨를 도박 개장 등의 혐으로 구속하고 김모(40)씨 등 2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신흥동파, 신양관광파, 국제 PJ파, 순천시민파, 십계파 등 호남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6개 폭력조직 연합으로 2009년 12월부터 5개월 동안 서울 강남구 삼성동 빌라 등 5곳에 사설 도박장을 운영했다.

이들이 벌인 도박 판돈은 100억 원 상당으로 정씨 등은 환전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10억여 원을 챙긴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각 조직의 행동대장 급인 이 일당이 수도권 진출 및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연합해 도박장을 운영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국 마카오 등지에서 카지노 소개인 일명 ‘롤링’을 하면서 알게 된 도박손님이나 사업가, 유흥업소 사장 등을 자신들의 사설 카지노에 끌어들인 뒤 바카라 도박판을 벌였다. 이들은 하루 최저 수백만 원에서 최고 수억 원이 걸린 ‘바카라’ 도박판을 벌였으며, 재력가들을 정회원으로 특별 관리하며 도박자금을 제공했다.

정씨 등은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사설 카지노를 운영했으며 경찰 단속망을 피하기 위해 5곳 도박장을 단기 월세로 임대해 옮겨 다녔다. 이들은 또 자금추적을 피하기 위해 차명계자 15개를 동원해 자금세탁했다.

일당은 자신들의 사설 카지노에서 도박 빚을 지고 갚지 못하면 조직원까지 동원해 무차별 폭행과 협박을 일삼았다. 김씨 등 2명은 지난해 4월 서울 강남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도박빚 1억5000만 원을 갚지 않는다며 이모(32)씨를 폭행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후 1억 8000만 원을 갚겠다는 지불각서를 강제로 받아냈다. 이들은 공증과정을 통해 도박 빚을 정상 채권채무관계로 가장한 뒤 법원의 가압류 결정을 받아 채무자의 가구 등을 가압류했으며, 채권자에게는 돈 대신 카지노 칩을 주는 방법으로 채무를 탕감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폭이 운영하는 불법도박장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을 벌일 것”이라며 “마카오 등지에서 빌려준 도박자금을 입금 받은 환치기 계좌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choies@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