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청문회, 여·야 평가 엇갈려

與 “대체로 무난”, 野 “도덕성 문제 심각”

2011-08-08     김규리 기자

김규리 기자 =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적격성 여부를 놓고 여야의 입장이 엇갈렸다.

지난 4일 실시된 한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9일 열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인사청문회 결과 한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서 대체로 무난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반면 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를 두고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놓고 여야의 기싸움으로 인한 진통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지난 4일 실시된 한상대 검찰총장 내정자 인사청문회 결과 한 후보자가 검찰 수장으로서 무난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 소속 국회 법사위원들이 의견을 모아서 판단할 것”이라며 “원칙적으로 별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법사위 소속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위장전입 등 약간의 흠집이 나타났지만 결정적 하자는 없었다”며 한 후보자에 대해 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앞서 한 후보자는 지난 4일 있었던 청문회에서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해명했고 새로운 의혹은 제기되지 않은 채 마무리됐다.

특히 이날 청문회에서 한 후보자는 두 자녀의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시인한 뒤 “이성적 판단을 못한 것에 깊이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한 한 후보자는 SK그룹 관련 의혹에 대해 최태원 회장과는 가끔 테니스를 치는 사이라고 해명하며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온 뒤 만난 적이 없음을 밝혔다.

반면, 한 후보자에 대한 민주당의 평가는 다르다.

한 후보자의 도덕적 문제를 놓고 임명 철회를 요구한 상태다. 위장전입 사실과 비상장주식 등과 관련한 거짓해명 등을 두고 검찰총장으로서의 자격을 의심하는 것이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나라의 장래와 정의로운 사회, 그리고 공정한 법질서를 위해 지금이라도 한 내정자의 검찰총장 임명을 철회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적 없다고 한 것이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났다. 자기는 위장전입 해놓고 다른 위장전입자는 처벌하겠다는 이중성을 보여줬다. 중립성을 의심받고 거짓말하는 한 내정자는 자격이 없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대통령을 돕는 길”이라고 비난했다.

청문회에서 김학재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국세청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 후보자가 한 벤처기업의 주식 1000주를 매각, 1500만 원의 수익을 얻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동문회 간부 활동을 한 고교 동창의 회사에 대해 내부정보를 받고 주식을 매매했을 수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특히 비상장주식은 매수자와 매입자간의 협상에 의해서만 가격이 정해지고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의혹은 커졌다.

또한 한 내정자는 앞서 법사위 여·야 의원에게 준 서면질의서에서 ‘비상장주식 또는 지분을 보유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민주당은 거짓해명이라며 검찰 수장으로서 부적격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한 내정자의 청문회와 관련, 당초 민주당이 공언한 결정적 공세가 없었다며 해명에 그친 청문회에 불과했다고 평가한다.

[김규리 기자] oymoon@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