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국정조사 계획 합의, 증인채택은 불발
2011-07-26 김규리 기자
한나라, 이영수-정진석 증인채택 수용
김규리 기자 = 여야가 한 달여간의 진통 끝에 실시계획서를 통과시키는데 합의했다. 여야는 그동안 ‘증인채택’을 둘러싸고 갈등이 치열했다. 당초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정두언)는 지난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었으나 야당 의원 전원이 회의에 불참하면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채 결렬됐다. 21일 기관보고와 현장검증, 문서검증 등을 실시토록 하는 내용이 담긴 실시계획서를 통과시켰지만 증인채택 범위를 둘러싼 여야의 신경전은 계속돼 국조 정상화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는 지난 21일 전체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국정조사 실시계획서를 의결했다.
특위는 이날 현장방문 및 문서검증, 기관보고, 종합질의 등의 일정을 담은 국조 실시계획서를 의결했지만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증인 채택 문제로 파행을 거듭해온 국조특위가 재가동되긴 했으나 추후 여야 간사협의에서 확정이 되기 전까지는 치열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당초 실시계획서와 함께 기존에 여야 간 합의된 증인 82명(일반증인 64명+기관증인 18명)에 대해서도 이날 의결한다는 방침이었으나 민주당의 반발을 감안해 강행처리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민주당에서 출석을 요구하는 증인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운 반면 민주당은 여권 고위 관계자들의 증인 출석은 당연하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은 “한나라당은 구체적인 사실을 갖고 증인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민주당이 주장하는 증인들은 구체적인 혐의나 증거가 없다”며 “민주당은 한나라당 부산 의원 17명 전원을 증인 요구하고 있는데 이것이 말이 되냐”고 말했다.
이에 맞서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핵심증인에 대해 한 명도 양보할 수 없다는 청문회는 처음”이라며 “한나라당은 언론에 의혹이 제기된 정진석 전 정무수석, 김두우 홍보수석 등 청와대 인사 등에 대해 무슨 근거로 증인채택을 거부하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우 의원은 이영수 전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의 의혹에 대해 발언했다.
우 의원은 “이영수 현 KMDC 회장은 뼛속까지 한나라당인 사람으로, 지난해와 올해 전당대회에서 ‘당 고위 관계자’를 지지했다”며 “이 고위 관계자가 태권도협회장에 취임하자마자 이영수씨를 특보로 임명했다”는 것이다.
이어 “KMDC가 수조원짜리 미얀마 유전개발권을 따내는 과정에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전폭 지지했고, 이 회장이 작년 6월 미얀마를 방문하면서 한나라당 측 5명과 동행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민주당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영수 KMDC 회장과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 의원은 “민주당의 핵심 증인은 이영수 씨와 정진석 씨가 아니다. 민주당은 우리은행 회장과 친구라는 이유로 이상득 의원을 마치 로비를 받은 것처럼 증인 요청하고, 삼화저축은행 고문 변호사가 많은데도 서향희 씨를 남편이 특이한 인물이라는 이유로 증인 요청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전 수석은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를 지냈고 이영수 회장은 민주당이 삼화저축은행 불법자금의 한나라당의 전당대회 유입설을 제기하면서 전달창구로 지목했던 인물이다.
아울러 한나라당은 홍 대표를 비롯해 이명박 대통령 형인 이상득 의원,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인 박지만 씨, 법무부장관에 내정된 권재진 민정수석 등에 대한 증인 채택은 수용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여야의 갈등은 치열했다. 무분별한 의혹 제기와 함께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신경전을 벌여왔다. 국조 특위가 전반적인 일정을 담은 실시계획서를 채택함에 따라 20여 일 동안 파행을 거듭했던 것이 재가동됐지만 완전한 정상화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규리 기자] oymoon@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