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한샘… “가격대비 성능 떨어져”
‘한 번 사면 오래 쓰는 가구’는 옛말?
- 잇단 소비자들의 불만…“국내 1위에 고가지만 품질 나빠”
- 이케아 국내 진출 대비해 유통 늘려도 소비자들 ‘냉랭’
[일요서울 | 김나영 기자] 한샘(회장 최양하)이 국내 가구기업 1위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가격대비 질 낮은 제품으로 시장에서의 선호도가 추락 중이다. 현재 한샘은 글로벌 가구기업인 이케아(IKEA)의 국내 진출에 대비해 유통 채널을 확대하며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완제품인 한샘의 내구성이 반제품인 이케아보다도 떨어진다”면서 “유통에 투자하기보다는 먼저 내구성에 신경쓰라”는 소비자들과 가구업계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 상황을 짚어봤다.
한샘은 지난 7월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17억42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줄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1825억3200만 원으로 7.9% 증가했지만 인테리어 대리점 부문은 전년 동기대비 17.8% 감소한 223억5600만 원,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특판 부문도 192억5900만 원으로 15.6% 축소됐다.
또한 한샘의 주가는 지난 3월 2일 2만570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지만 이케아 진출에 대비한 지나친 유통 확대 영향으로 지난 7월 16일에는 1만 5800원으로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이케아 진출 소식에 주가가 한 달새 15.73% 하락하기도 했다.
한샘 측은 “이케아의 진출에 대비해 연초부터 경영 스타일을 성장에 맞췄다”면서 “온라인 및 홈쇼핑 유통에 투자를 늘리는 등 외형 확대를 위한 인적·물적 투자를 늘리면서 이익이 감소했다”는 입장이다.
한샘 제품 경험한 소비자들 ‘절레절레’
현재 한샘은 서울ㆍ경기 지역 4개 직매장에 이어 부산 센텀시티에 동북아 최대 규모 직매장인 부산 센텀점을 오픈하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케아에 맞서 유통 확대로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알리겠다는 의도다.
한샘은 “국내 가구ㆍ인테리어업계 1위 기업으로서 이케아와 당당히 겨룰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표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생각은 사뭇 달랐다. 한샘 가구를 구입했던 한 소비자는 “혼수할 때 모든 가구를 한샘으로 했는데 인지도와 가격에도 불구하고 나무가 여기저기 벌어지고 엉망이다”라며 “지금도 신혼인데 벌써 망가진 서랍장이 있어 A/S를 의뢰했더니 비용이 너무 비싸서 그냥 쓰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한샘 소비자는 “저희 집 한샘 소파는 2년 만에 무너져서 비용을 많이 지불하고 수리했는데 또 다시 무너질까 두렵다”면서 “구입한 건 2년 전이지만 그중 8개월은 외국에 가 있었고 집에는 아이도 없으며 낮에는 거기 앉는 사람도 없는데, 도대체 왜 소파가 무너졌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최근에 한샘 가구를 구입한 소비자 역시 “우리집도 그렇지만 주위에서 한샘 제품을 산 사람들은 다 후회하는 분위기”라면서 “품질은 요즘 저렴하게 나오는 인터넷 가구 수준인데 가격만 브랜드 특유의 고가다”라고 비꼬았다.
가구업계 “한샘, 반조립도 아닌 완제품이 왜?”
이를 두고 가구업계에서조차 “이케아는 반조립인데도 가격대비 상당히 튼튼한 반면 한샘은 완제품인데도 벌어지고 무너지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이케아는 중저가를 겨냥하고 한샘은 중고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둘의 목표 고객은 사뭇 다르다”면서도 “하지만 이케아는 글로벌 사업 경험을 토대로 중가뿐 아니라 주변 고객층을 모두 흡수할 만한 저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샘의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이미 국내에서 1위인 한샘이지만 제품에 대한 불만과 내구성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라며 “정작 한샘이 투자해야 할 것은 유통보다는 내구성 개선이 아닐까”라고 우려했다.
한샘 관계자는 “이케아 진출 전 유통 확대는 물론 설계ㆍ시공ㆍA/S 등 차별화에 주안점을 뒀다”면서 “전체 중 일부 제품에서 고객 불만이 있을 수 있으나 계속해서 품질과 서비스를 강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
[박스] 글로벌 가구기업 이케아(IKEA)는?
이케아(IKEA)는 소비자가 가구 반제품을 구입해 스스로 조립하는 가격대비 질 좋은 ‘DIY’ 가구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43년 스웨덴을 기반으로 설립됐으며 전 세계 37개국 300여 개의 매장에 한 해 5억8000만 명의 소비자가 방문한다. 브랜드 가치는 세계 100대 기업 중 지난해 기준 31위를 기록했고 매출액은 37조 원에 이른다.
특히 매장 안을 미로처럼 만드는 마케팅 전략으로도 유명해 “이케아 매장에 들어가면 평균적으로 3시간 정도는 쇼핑을 하게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아직 국내에 공식 매장이 없음에도 구매대행 등 온라인의 인기는 물론 병행수입 매장도 북적인다.
이케아는 이미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매장 부지를 매입함으로써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이케아는 지난해 12월 이케아코리아를 설립한 지 3주 만에 LH공사의 공개입찰에 참여해 경기 광명시의 시설용지를 사들였고 이르면 2014년 국내 1호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김나영 기자> nykim@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