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배급 5개사, 영화계 다 먹었다

2012-09-24     전수영 기자

[일요서울 | 전수영 기자] 영화계도 대기업 쏠림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화체육관광통신위원회 최재천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 23일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9월 현재 상위 5개 배급사의 관객 점유율이 96.8%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상위 5개사의 관객 점유율 95.4%보다 1.4%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상위 5개사가 영화시장을 점령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관객 점유율 1위는 ‘도둑들’을 배급한 오리온그룹 계역의 배급사 쇼박스(28.4%)가 차지했다. 이어 CJ E&M(24.1%)과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21.0%)로 2,3위를 차지했으며 롯데엔터테인먼트(19.8%)와 필라멘트픽처스(3.5%)가 뒤를 이었다.

점유율 주요 3사의 복합상영관(멀티플렉스) 스크린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CJ CGV, 롯세시네마, 메가박스의 스크린 점유율은 86.7%에 달했다. 이는 2007년 60%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복합상영관 브랜드 CGV와 프리머스를 보유한 CGV가 전체 스크린 수의 42.3%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2위는 스크린 점유율 25.3%를 차지한 롯데시네마, 3위는 19.1%의 메가박스가 차지했다.

최재천 의원은 “대기업이 제작, 배급, 상영까지 도맡아 하는 수직계열화로 작은 영화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면서 “다양한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고 상영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영화 ‘피에타’로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피에타’는 상영관뿐 아니라 회차도 적다. 다른 영화는 천만 관객 기록을 세우기 위해 극장에서 나가지를 않는다. 난 그게 진짜 도둑들이 아닌가 싶다”라며 배급사들의 독점적 횡포를 꼬집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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