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0대그룹 지분 첫 4% 돌파…총수 지분율 두 배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국민연금이 10대그룹 상장사에 대해 보유한 지분율이 사상 처음으로 4%를 넘었다. 이는 총수 지분율의 두 배나 되는 규모다.
1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자산 순위 10대 그룹 상장사 63개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지난 6월 말 현재 평균 4.1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 말의 3.66%보다 0.4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반면 10대 그룹 총수 지분율은 같은 기간 2.08%에서 1.98%로 0.1%포인트 하락했다. 결국 국민연금 지분율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국민연금은 10대 그룹 중 한화그룹을 제외한 9개 그룹의 지분을 늘렸다. 현대차그룹 지분율은 4.97%에서 6.53%로 1.53%포인트 급상승했다. 삼성그룹 지분율은 6.00%로 확대했고 현대중공업(5.55%), 한진(5.00%), SK(4.95%), GS(3.25%), LG(3.05%), 롯데(2.83%), 두산(1.39%), 한화(1.02%) 순이었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10대그룹 전체 상장사의 35.5%인 33개사 주식을 신규 매입하거나 지분을 늘리면서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10대그룹 소속 상장사는 지난해 43개사에서 올해 48개사로 증가했다.
또 93개 상장사 중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감소한 곳은 13곳에 불과해 86%에 해당하는 80개 업체의 지분율이 확대됐다.
1년간 지분율이 가장 많이 확대된 곳은 현대위아로 지분이 0%에서 8.24%로 늘었다. 두산은 0%에서 5.67%로 늘었다. SK텔레콤, GS홈쇼핑, 롯데쇼핑, 현대미포조선 등도 각각 0%에서 5%대로 상승했다.
국민연금은 대형우량주 중심으로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현재 세계 4위 규모에서 현재 3위인 네덜란드연금(ABP)을 곧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분 확대의 걸림돌인 ‘10%룰’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어 10대 그룹 상장사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10%룰’이란 기관 및 개인이 특정 기업의 지분을 10%이상 보유할 경우 단 1주라도 지분변동이 있으면 해당 내역을 5일 안에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국민연금이 지분을 확대한 만큼 주주로서 권한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