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살이 쏘오옥 빠졌다” 건강 이상

관절염·폐부종·허리통증·당뇨·소화불량까지

2012-09-10     홍준철 기자

“살이 쏘오옥 빠졌다”

[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의원(77)의 최근 근황을 묻는 질문에 대해 면회간 최측근의 말이다. 이 전 의원은 지난 7월11일 솔로몬.미래저축은행과 코오롱 그룹으로부터 총 7억 5750만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서울 구치소에 수감됐다.

이 측근은 9월 6일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평소 당뇨기가 있어 약을 먹고 있었는데 몸이 더 않좋아진 것 같다”며 수형 생활의 고충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한 여름에 수감된 이 전 의원은 100년만에 찾아온 이상고온 현상까지 겹쳐 기력이 더 쇠약해졌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검찰발 소식통에 따르면 더위를 식히기 위해 먹은 ‘얼음과자’ 때문에 배탈까지 나 고생했다는 말도 전했다.

특히 고령의 나이에 따른 관절염과 허리통증에 일시적인 폐부종 증상까지 보여 호흡곤란을 겪고 있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재판부는 8월 20일 첫 공판 준비기일을 갖고 두 번째 공판 준비기일을 이번 달 20일로, 그리고 이 전 의원이 출석해야 하는 1차 공판은 9월24일 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의 건강 상태가 악화될 경우 출석 여부는 불투명할 전망이다.

오히려 이 전 의원측은 대통령과 고려대 동기로 먼저 구속된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전철을 밟아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할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69세인 천 회장은 임천공업 이모 대표로부터 ‘국세청 세무조사 청탁’을 빌미로 47억원을 받아 알선 주재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아 2010년 12월에 서울 구치소에 수감됐다. 

하지만 천 회장은 구속 수감중이던 2011년 9월 심혈관 및 척추질환 등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났다. 현재까지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20층 VIP 병동에 입원해 있다. 반면 이 전 의원은 ‘MB 멘토’로 알려진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75)의 뒤를 따를 수도 있다.

최 전 위원장의 경우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의혹으로 지난 4월 30일 구속 수감됐다. 그러나 최 전 위원장은 4월23일 심장수술을 받기전 21일 법원에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구치소에 들어간 지 20여일이 지난 뒤다. 게다가 구속 집행정지 심문이 열리기도 전 그는 구치소장 권한으로 외부 병원에서 수술을 받아 논란이 됐다.

현재 최 전 위원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서울 구치소에 수감돼 지병 등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재판부 허락 없이 수술을 받았다는 ‘괘씸죄’를 들어 최 전 위원장이 신청한 구속집행정지는 불허했다. 한때 최 전 위원장과 천 회장은 구치소가 아닌 같은 병동 VIP룸에 머물렀던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MB 정권의 ‘상왕’, ‘만사형통’으로 통했던 이 전 의원 역시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서초동에서 나오고 있다. 이를 법원이 받아들일 경우 MB 정권내 승승장구하다 구속된 3인중 최 전 위원장만 구치소에 머물게 되는 '불운'을 겪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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