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 잇단 폭로에 ‘신빙성 논란’

2011-06-07     전성무 기자
[전성무 기자] = ‘폭로 정치’를 재개한 이석현 민주당 의원에 대한 신빙성 논란이 거세다. 삼화저축은행 인수에 정권실세가 개입했다는 것과 박근혜 전 대표의 국정원 사찰 의혹이 그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진위여부를 놓고 설전이 오가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2일 대정부질문을 통해 “올 1월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이 한 식당에서 회동했다”고 주장했다.

자체 제작한 좌석 배치도도 공개했다. 하지만 의혹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 의원이 신빙성 논란에 휩싸인 것은 과거의 ‘전례’ 때문이다. 그는 지난 1월 당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아들의 서울대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검증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사과를 하고 뒤로 물러나 각종 국정현안에 침묵해 왔다. 안 대표 아들의 예비합격 순위 등 기본적인 내용조차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그는 2009년부터 4대강 공사 입찰담합 의혹, 낙동강 4대강사업의 동지상고 특혜의혹, 민간인 불법사찰에서의 ‘대포폰’ 사용 의혹 등을 잇따라 제기한 바 있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그를 두고 폭로 정치의 대가라고도 비유한다. 야권의 대표 저격수로 인식되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그는 폭로와 함께 4대강 공사의 입찰률, 동지상고 출신 건설사 임원 명단, 정부 내부보고 문건 등을 함께 공개하면서 당시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 이귀남 법무장관 등 정부측 인사들의 동의를 얻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삼화저축은행 폭로의 경우 뚜렷한 증거가 없다는 점에서 여권에서는 “증거도 없이 묻지마 폭로로 주가를 올리려는 것 아니냐”며 이 의원을 공격하고 있다.

박 전 대표에 대한 국정원 사찰 의혹도 비슷한 맥락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의원은 2009년 4월부터 7월까지 약 4개월 동안 국정원에서 20여명 규모로 전담팀을 만들어 박 전 대표를 사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러 제보를 종합해 이 같은 폭로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 의원 측은 세부 자료에 대한 기자의 물음에 “일일이 답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발언의 근거가 된 제보 출처에 대해서도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이 의원 측은 박 전 대표에 대한 사찰 관련 폭로는 민간인 불법사찰 근절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자신의 주장에 힘을 더하기 위해 ‘박근혜’라는 이슈메이커를 활용했다는 인상은 지우기가 어렵다.

만약 이 의원의 주장이 이번에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면 그의 정치적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전성무 기자] lennon@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