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전 소송 가능성 엿보인 영화 ‘맥코리아(MacKorea)’

MB정부 특혜냐? 허위사실 유포냐

2012-08-28     이범희 기자

호주 자본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이하 맥쿼리)의 특혜의혹을 다룬 시사다큐멘터리 ‘맥코리아(MacKorea)’의 상영 여부를 두고 재계와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영화가 현 정부의 특혜의혹을 중점적으로 다룬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파장이 어디까지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신한금융그룹, 군인공제회, 대한생명 등이 맥쿼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경제단체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정치권도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인 이지형 씨가 맥쿼리와 깊은 관계가 있다는 내용이 영화에 삽입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부분에 대한 진실규명을 요청 중이다.

또한 맥쿼리 측이 영화 예고편에 소송 가능성까지 내비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도 이 영화를 주목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개봉도 되기 전 쟁점으로 떠오른 영화 ‘맥코리아’에 대해 알아본다.

‘맥코리아’ 제작사인 DK미디어에 따르면 이 영화는 민간 금융자본인 맥쿼리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는 민간투자사업의 문제점과 국내 민간투자사업을 독식하는 맥쿼리인프라투자펀드의 문제점을 지하철 9호선, 우면산 터널 투자사례를 중심으로 풀어낸 시사다큐멘터리다.

영화 내용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이자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아들인 지형 씨와 맥쿼리간의 관계를 묻고, 이 대통령이 자신의 회사에서 매주 세미나를 했다는 송경순 맥쿼리인프라펀드 감독이사의 국정감사 발언도 담았다.

제작자인 김형렬 감독은 “지난 2월 맥쿼리가 투자한 전국도로 지도를 우연히 보고 국내 교통 인프라를 외국투자 기업이 갖고 있다는 사실에 심각성을 느꼈다”며 영화를 제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의혹을 쫓는 과정에서 얻어낸 사실을 토대로 영화를 제작했으며, 취재과정에서 맥쿼리 측으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당시 현장을 영화에 그대로 실기도 했다.

실제 공개된 1분 8초의 예고편에는 ‘MB의 든든한 경제파트'라는 문구가 삽입되어 있으며, 검찰에 출두하는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아들 이지형 씨와 맥쿼리의 개연성을 직접 묻는 장면이 포함돼 있다.

맥쿼리와 MB 조카 이지형 씨 관계 ‘주목’
이는 맥쿼리코리아가 진행하고 있는 14개의 민자사업 중 13개의 사업이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에 이뤄졌다는 점을 꼬집은 장면이라는 게 제작사 측의 주장이다. 특히 과거 이 대통령의 조카인 이지형 씨가 맥쿼리 자산운용에 속한 맥쿼리IMM자산운용의 대표를 지냈다는 점과 맞물리면서 특혜와 유착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낳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지하철 9호선은 고건 전 서울시장이 재직 중이던 2002년 정해졌고, 최초 우선협상대상자는 ‘울트라건설컨소시엄’이었다. 그런데 당시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당선되자마자 울트라건설로부터 사업 포기각서를 받고 로템-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변경된 바 있다. 당시 울트라건설은 우선협상대상 지위를 한진중공업 측에 넘겨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로템은 이 대통령이 사장으로 재임했던 현대건설의 자회사다.

이 때문에 현 정부와 맥쿼리간의 유착을 의심할 수밖에 없고, 정치권이 이 부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경제계도 마찬가지다. 맥쿼리가 맥쿼리그룹과 신한금융그룹, 군인공제회, 대한생명 등의 합작회사 형태로 꾸려진 기업이라는 점에서 불편한 시선을 보낸다.

이미 일부 포털사이트와 시민단체 사이에선 “맥코리아 (MacKorea) 개봉 응원서명 동참을 호소합니다”라며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다. 투기자본감시센터와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영화 마지막 엔딩크레딧에 서명인들의 이름을 게재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맥쿼리의 잘못과 MB의 잘못을 온 국민이 알기 위해서라도 영화는 개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영화 개봉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맥쿼리자산운용 측이 제작자인 김 감독에게 전화해 “얼마 전 공개된 예고편의 일부 내용이 왜곡됐고 내용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도 없는 만큼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선을 앞둔 시점이라 정치적 비난 여론이 형설 될 수 있다는 사회적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영화 제작사 측은 가처분 소송에 대비하겠다고 답변해 영화개봉 여부는 물론 이들의 대결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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