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韓 신용등급 사상최고 ‘Aa3’로 상향…中·日 동급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이는 최근 주요국의 신용등급과 전망이 강등되는 추세 속에서 나홀로 상향돼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무디스는 27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1’에서 ‘Aa3’로 1단계 상향 조정했다. 전망은 ‘안정적(stable)’을 제시했다.
‘Aa3’ 등급은 무디스 신용등급에서 상위 4번째에 해당하는 것으로 중국, 일본, 대만 벨기에, 사우디아리비아, 칠레 등이 여기에 속한다. 특히 무디스는 지난 4월 한국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린 지 4개월 만에 신용등급을 높여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통상 등급전망 후 신용등급 조정은 6개월~1년 정도 소요된다.
무디스는 이번 상향조정 이유로 한국의 양호한 재정건전성과 경제 활력 및 경쟁력, 은행부분의 대외 취약성 감소, 북한 문제의 안정적 관리 등을 들었다.
무디스는 “한국의 견고한 재정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감안하면 국내 위험과 외부 충격에 대처할 만한 정책 여력이 있다”면서 “한국의 수출산업은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세계 경기가 회복되면 경기 둔화에서 반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은행들은 거시 건정성 조치 등의 규제 개선으로 단기외채 비중과 예대율이 안정적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김정은이) 새 지도자로 권력이 이양되는 동안 붕괴 위험이 감소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은행들의 대외자금 조달 여건 안정성이 높아지고, 공기업 및 가계부채가 정부로 전이될 가능성이 줄어들 경우 추가 등급 상향에 대한 가능성도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현 정부의 경제운용이 객관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음을 의미한다”며 “최근 주요국들의 신용등급 및 전망이 강등되는 추세 속에서 우리 등급이 오른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A1에서 Aa3로 조정된 것은 단순히 한 등급 상향이 아니라, 한 단계 레벨 업을 의미한다”며 “무디스가 한국경제의 기초여건이 명실상부한 경제선진국으로 도약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우리의 ‘노는 물’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은 국장은 또 “이번 등급 상승으로 대외신인도 제고에 따른 금융회사 및 기업의 해외자금조달 여건 호전, 해외투자자들의 투자심리 개선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 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무디스가 우리나라는 ‘더블A’ 등급으로 평가함에 따라 앞으로 S&P나 피치의 신용등급 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P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중국과 일본의 ‘AA-’보다 두단계 낮은 ‘A’로 신용평가사 중 가장 낮은 점수를 주고 있지만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으로 조정 부담을 떠안게 됐다.
다만 피치는 한국을 중국, 일본과 같은 ‘A+’로 평가해 추가조정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무디스는 불안요소로 재정 감소나 우발적 채무 만성화로 정부 재정이 막대하고 돌이킬 수 없이 악화되거나, 고용·투자·성장을 돕는 전반적인 정책 틀의 후퇴, 북한정권의 붕괴나 한반도 내 군사적 충돌 등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의 중대한 강화가 부정적 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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