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대우일렉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승자의 저주 논란

2012-08-23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M&A를 추진하던 일부 대기업이 대규모 규조조정을 거쳤던 승자의 저주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인수과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일렉의 최대주주인 자산관리공사(57.4%)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5.37%) 등 채권단은 동부그룹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본 실사 과정을 진행한 후 서로 협의를 거쳐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후 매각대금 지불이 완료되면 대우일렉은 동부 품으로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생길 경우 대우일렉 인수는 차상위협상대상자에게로 넘어가게 된다. 이번 대우일렉 M&A의 차상위협상대상자는 부실기업 전문 인수업체인 삼라마이다스(SM그룹)로 정해졌다.

동부그룹은 시스템 반도체, 발광다이오드(LED), 로봇, 철강 등의 기존사업에 대우일렉 인수로 가전사업을 연계해 종합 전자회사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수금액은 약 3700억 원 수준이며 재무적 투자자인 KTB프라이빗쿼티와 각각 5149의 지분율로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인수금액에는 대우일렉 인천공장은 포함되지 않아 해당 사업장은 별도 매각된다.

하지만 재계와 금융권에선 재무상황이 탄탄하지 않은 동부그룹이 M&A를 추진하는데 무리가 따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칫 무리한 인수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승자의 저주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높은 가격이나 과도한 조건으로 인수했다가 인수대금의 납부 또는 차입금 상환 부담을 못 이겨 부실화 되는 것으로 말한다.

최근 항국항공우주산업과 인천공항급유시설 운영권 매각에 출사표를 던진 한진그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동부그룹과 한진그룹은 재무평가 결과 기준에 미달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어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동부그룹의 부채비율은 370% 수준에 이르고 한진그룹은 부채비율이 800%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산은 측은 동부그룹에 대해 투자자를 끌어들여 인수하는 과정에서 동부의 재무구조에 영향이 있는지 검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우건설 등을 무리하게 M&A했던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구조조정과 그룹 계열 분리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유진그룹도 하이마트를 인수했다가 경영권 분쟁과 재무구조 악화로 홍역을 치룬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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