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의 3대 오페라 ‘라보엠’, 야외 공연으로 감동 더한다…
이번 공연은 유럽 일대의 야외 오페라 공연장과 같은 환경으로 제작된 국내 유일의 야외 원형극장인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개최돼 시작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야외 오페라의 장점은 무엇보다 답답한 실내가 아닌 탁 트인 자연과 함께 아름다운 선율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2012 라보엠’은 관객들에게 유럽 등의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던 진정한 야외오페라의 매력을 한껏 선사한다는 점에서 국내외 팬들과 공연 관계자들에게 큰 기대감을 선사했다.
우리나라 역시 ‘투란도트’ 등을 선두로 다양한 야외 공연이 기획돼 국내 관객들에게 야외 오페라의 매력을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껏 국내에서는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이나 상암 월드컵 경기장,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등 주로 체육 시설에서 공연이 개최됐기에 음향이나 시야 면에서 부족함을 남겼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공연은 이러한 국내 오페라 팬들의 아쉬움을 해결해주기에 다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연세대 노천극장은 신촌이라는 서울 도심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숲 속에 자리했기에 주변 소음의 영향을 받지 않는 높은 메리트를 지닌 공연장이다. 또 반원형 계단식 객석으로 설계돼 거리적 차이를 제외하고는 어느 자리에서나 거의 동일한 음향을 자랑한다. 특히 야외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마이크와 스피커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본연 그대로의 음색을 전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기에 국내 오페라 역사에 커다란 획을 긋기에 충분하다.
오페라 ‘라보엠’은 ‘나비부인’, ‘토스카’와 함께 이탈리아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의 3대 오페라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뮤지컬 ‘렌트’로 각색됐을 만큼 큰 인기를 모은 명작이다.
1830년대 파리 뒷골목을 배경으로 가난한 시인 로돌포와 아래층에 사는 아름답지만 병약한 여성 미미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지난 1896년 초연 이후 ‘그대의 찬 손’, ‘내 이름은 미미’ 등의 주옥같은 아리아로 널리 알려졌다. 과거 이 작품을 접한 프랑스 작곡가 드뷔시는 “자신을 단단히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은 이 오페라의 불길이 살짝 닿기만 해도 넋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호평했으며 스트라빈스키 또한 “이 작품을 접하는 순간 내 잃어버린 순수성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극장을 나왔다”고 극찬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보엠’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집계한 최다 상영작 중 2위를 차지한 작품이다. ‘아이다’와 ‘라보엠’, ‘카르멘’을 가리켜 오페라 흥행의 ABC라고 말할 정도니 말이다.
이번 ‘2012 라보엠’은 세계 3대 야외오페라축제 중 하나인 프랑스 오랑주 야외오페라축제의 연출 및 제작진이 참여해 150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야외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국내 최정상의 하모니를 자랑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빚어내는 음악은 시작 전부터 국내 오페라 팬들의 눈길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또 런던 로열오페라·빈 슈타츠오퍼·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세계 최고의 오페라 극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미미 역)와 테너 비토리오 그리골로(로돌포 역) 등 최고의 성악가들이 참여해 수준 높은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고가의 티켓으로 공연이 축소되는 등 한차례 논란이 일었던 바 있지만 출연자 안젤라 게오르규와 비토리오 그리골로는 지난 22일 서울 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계적 아티스트다운 면모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리골로는 “한국에서 공연되는 ‘라보엠’이 사정상 2회의 공연으로 출발하지만 앞으로의 초석을 다지는 길이 될 것”이라며 “공연장을 찾아준 관객에 보답하기 위해 사랑을 담아 좋은 공연을 완성하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또한 게오르규는 “안 좋은 상황이지만 이를 희망의 시각으로 본다면 이 또한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치니의 감상적이고 달콤한 전체 분위기에 희극적 요소와 비극적 요소가 적절히 녹아든 ‘라보엠’은 8월 28일과 9월 1일 총 2회의 공연으로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