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천파문, “현기환 깃털 몸통 친박 중진 의원”
친박 No.2 A 의원과 현기환 ‘정치적 멘토’ 관계
무엇보다 현영희-조기문-현기환으로 이어지는 금품 커넥션뿐만 아니라 박근혜 조찬모임 일원인 현경대 전의원 그리고 ‘박근혜 입’으로 활동했던 이정현 최고 등이 차명으로 현 의원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친박 진영과 박 후보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현기환 전 의원은 깃털일 뿐 정작 몸통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버리지 않고 있다. 공천 당시 박근혜 2인자로 공천을 좌지우지 한 A 의원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친이계 대학살이 일어난 19대 총선이 결국 공천헌금 파문으로 얼룩지고 있다. 무엇보다 당내 유력한 대권 후보인 박근혜 후보가 비대위원장으로서 사실상 당 대표 역할을 하던 시절 일어난 사건으로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현재는 친박계 초선 의원으로 공천심사위원이었던 현기환 전 의원과 비례대표 현영희 의원이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상황이다.
박근혜 공천 아바타 ‘수난시대' 예고
부산 정가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두 인사이고 현 의원이 1000억 원대 재산가로 알려져 현 의원으로부터 금품을 추가로 받은 전현직 의원들이 더 드러날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 19대 총선에서 ‘박근혜 공천 아바타’ 역할을 자처한 7인의 친박계 인사들이 재차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당시 당내에서는 지역적으로 구분해 서울 권영세 경기 홍문종, 유정복 충청 강창희 대구·경북 최경환, 부산·경남 서병수·현기환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이 박심을 등에 업고 막후에서 공천을 좌지우지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제 대선이다’ 박근혜와 7人의 사무라이 (본지 938호)>
상황이 이렇다보니 추가적으로 불법 후원금이나 금품을 수수한 인사들이 더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특히 ‘포럼 부산비전’을 발족하고 이끈 서병수 사무총장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현 의원과 오래된 친분을 유지한데다 현 의원이 만든 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 총장측은 8월 10일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부산출신에 포럼도 함께해 친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19대 공천관련) 현 의원으로부터 불법후원금이나 금품 수수와는 무관하다”고 일축했다. 당 사무총장으로 고위 당직까지 맡고 있는 상황에서 구설수에 오르는 것조차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이밖에도 현 의원 금품수수 의혹관련 L 의원 이름도 실명으로 나돌고 있지만 역시 ‘무관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검찰은 부산내 ‘아삼륙’으로 통하는 현기환-조기문-현영희 수사를 끝으로 더 이상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단 3인의 커넥션을 밝히고 더 이상 확전을 못할 것이라는 게 전망이다. 민주당 한 고위 인사는 “2007년 유력한 대권 후보였던 이명박 후보에 대해 특검까지 해가며 BBK 수사를 했지만 ‘무혐의’ 판결이 났다”며 “이번 수사 역시 박근혜 후보와 직결된 민감한 사안으로 몸통까지는 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내에서도 여권내 유력한 대권 주자인 박근혜 후보와 관계로 부담을 느껴 수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야권으로 칼날을 겨냥할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2007년 BBK vs 2012년 공천파문 ‘닮은꼴’?
실제로 여의도 정가와 부산정가에선 공천심사위원이지만 초선인 현 전 의원이 지역구 공천에서 떨어진 현 의원을 비례대표 당선권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공천 파워를 가지고 있었느냐는 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히려 친박 중진의원으로 사실상 19대 공천 과정에서 ‘넘버 2’ 역할을 한 A 의원이 몸통으로 지적받고 있다. A 의원은 현기환 전 의원의 ‘정치적 멘토’로서 그동안 이런저런 도움을 주면서 친분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그 예로 현 전 의원이 7월 중순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으로 임명될 당시 A 의원이 막후에서 커다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소장 임명이 최고위 인준 사안인데 최고위원내 반발을 감안해 독자적으로 임명을 강행하기도 했다.
또한 19대 공천 당시 TK 출신 비례대표 C 의원 선정 당시에도 A 의원이 현 전 의원과 함께 적극 밀어 비례 대표 안정권에 넣는 데 일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아가 당내에선 A 의원과 현 전 의원의 경우 C 후보를 비례대표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 터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영희 공천 파문이 터져 예상밖이라는 반응마저 나왔다.
이밖에도 A 의원은 19대 공천 당시 전국 곳곳에서 공천 배후 인물로 지목되기도 했다. 경북 경주 손동진 후보가 전략 공천된 배경에도 A 의원이 공천 배후로 거론되기도 했다. 손 후보는 예비후보자중 여론조사에서 열세였지만 전략 공천됐다가 기자들에게 금품을 돌려 공천을 반납 당했다.
친박 공천막후 A 의원 ‘몸통’ 들어날까
또한 강원도 새누리당 J 후보 공천 당시 수억 원의 공천 헌금을 A 의원에게 건네 공천을 받았다고 지역 정가에선 소문이 파다했다. 또한 충청도 P 후보가 공천을 받은 배경에도 A 의원이 배후로 거론되는 등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공천과정에 친박 핵심으로서 명성을 떨쳤다.
이렇듯 18대 총선에서 ‘친박 대학살’로 정치적 위기를 맞이한 이재오, 이방호, 정종복 3인방과 마찬가지로 19대 공천에서 ‘친이 대학살’을 이끈 박근혜 공천 아바타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그리고 그 파장은 어느 정도일 지를 두고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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