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적신호, 불가론의 실체는...
“수도권 30~40대 선택에 울고 웃다!”
2011-05-24 홍준철 기자
한길리서치(대표 김창권)가 5월달에 발표한 월례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를 보면 여전히 박근혜 전 대표가 1위로 차기 대통령 후보 적임자임을 재차 확인됐다. 4월 정기조사에선 36.8%였지만 5월 조사에선 36.6%로 0.2%P하락했음에도 여전히 부동의 1위를 달렸다. 그 뒤로 손학규 민주당 대표 12.5%, 오세훈 서울시장 4.1%,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3.9%로 한참 뒤지게 나타났다.
무엇보다 박 전 대표의 지지층을 보면 성별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지지를 받았다. 특히 집권 여당에 실망해 ‘분당 반란’의 주역이었던 30~40대층에서 박 전 대표는 23.2%(30대)와 37.6%(40대)로 야권 후보들에 비해 높게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3월, 4월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와 비교해보면 30~40대의 지지층은 널뛰기 양상을 보여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50대 박근혜 지지층의 경우 47.4%(3월), 42.8%(4월), 47.1%(5월) 등으로 40%대에서 안정적인 지지세를 유지했다.
30~40대 박근혜 불안, 50대 안정적 지지
하지만 30대의 경우 26.2%(3월), 37.6%(4월), 23.2%(5월) 40대는 38.9%(3월), 30.4%(4월), 37.6%(5월)으로 널뛰기 양상을 보였다. 특히 30대의 경우 박 전 대표의 지지도가 20%초반으로 떨어졌고 40대에서도 최대 8%P가 떨어졌다 반등하는 등 불안한 지지를 보였다.
이런 현상은 수도권에서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3월 조사에선 박 전 대표는 서울 지역에서 28.8%, 인천.경기 27.5%, 4월 조사에선 서울 23.9%, 인천, 경기·35.9% 5월 조사에선 서울 30.2%, 인천, 경기 33.6%로 8개 광역권에서 가장 낮은 지지를 받았다. 특히 5월 정기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손학규 대표 일대일 가상 대결을 조사한 결과 30~40대가 대거 야권 단일후보인 손학규로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박 전 대표의 경우 30대에서 33.9%, 40대에서 45.9% 지지를 받은 반면 손 대표의 경우 30대 33.4%, 40대에서 39.1%를 받았다. 일대일 조사에선 30~40대 표심이 야권 단일후보로 대거 옮겨갈 공산이 높은 셈이다. 실제로 손 대표의 경우 5월 다자구도속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선 30대 13.9%, 40대 18.7%로 20%대도 못미쳤다. 하지만 일대일 가상대결에선 박 전 대표와 비슷한 지지를 받고 있어 반한나라당 정서가 강한 30~40대가 야권 단일후보로 결집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일대일 가상대결에선 박 전 대표는 서울에서 48.7%, 인천/경기에서 48.3% 지지를 받았지만 손 대표는 각각 33.2%, 26.2% 지지를 받았다. 박 전 대표가 월등하게 앞서고 있지만 손 대표 역시 다자구도속 지지도에 비하면 급등한 지지율이다.
상황이 아렇다 보니 박 전 대표가 ‘대세론’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박근혜 회의론’ 역시 정치권에 폭넓게 퍼지고 있다. 그 중심엔 ‘여성 대통령 시기상조론’이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친박계 한 인사 역시 “MB 정권에 실망하고 경제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는 젊은 30~40대 여성이 박 전 대표에게 표를 몰아줄지는 의문이다”면서 “무엇보다 ‘여성은 여성을 찍지 않는다’는 속성이 있는데다 박 전 대표가 유독 30~40대 여성층으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30~40대층에서 취약한 박 전 대표가 ‘3040 여성표’마저 얻지 못한다면 대권 가도에 빨간등이 켜질 수밖에 없다.
‘떠다니는 여성표’ 여심을 잡아라 특명
하지만 3개월간 실시된 여론조사를 보면 여성표가 급격히 이탈 현상을 보이진 않은 채 원만하게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한길리서치 1000명 표본중 주부는 282명(28.9%)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주부들은 3월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를 보면 박근혜 38.4%, 손학규 8.2%, 4월엔 44.5% 대 7.3%, 5월에 들어선 35.9% 대 11.7%으로 전달에 비해 박 전 대표는 10%P 급락했고 손 대표는 4%P이상 올랐다.
여성 특히 주부층의 표 이탈현상이 급속하게 떨어진 배경으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물가고를 들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최근 들어 30~40대 젊은 주부들의 지지율이 박 전 대표로부터 이탈됐을 공산은 높은 게 사실이다”며 “작년부터 구제역 파동으로 쇠고기,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했고 파, 배추 파동을 겪으면서 물가고에 대한 여성들의 불만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홍 소장은 “결혼 적령기가 늦춰지고 가정을 꾸리기 시작하는 주부들로선 물가고에다 육아비와 보육비 등이 겹쳐 생활하기가 팍팍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MB 정권에 대한 불만으로 일시적 이탈 현상인지 아니면 박근혜에 실망해 지지층이 이탈 한 것인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한국 정치사에 첫 ‘여성 대통령’으로 젊은 여성표를 얻기위한 해법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홍 소장은 “물가가 떨어지고 경제가 갑작스럽게 호전되지 않는 이상 여성표 특히 젊은 30~40대 여성을 잡을 수 있는 묘책은 없다”며 “박 전 대표 입장에선 여성 정치인으로 대통령에 나서는 만큼 여성표에 대한 욕심이 나겠지만 경제는 권한 밖의 일이다”고 내다봤다.
친박계는 이에 ‘여성대통령 시기상조론’에 맞서 ‘롤모델’로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을 내세웠다.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나는 영국과 결혼했다’고 당당하게 밝힌 엘리자베스 여왕처럼 박 전 대표 역시 ‘나는 조국과 결혼했다’고 모방했다.
박근혜, ‘여심 잡기’ 비책은 요원
이런 점은 박 전 대표에게 약점보다는 강점으로 작용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야권 진영에서 ‘여성 대통령 불가론’을 주장한다고 해도 그 폭발력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여성 대통령 시기상조론’은 다른 부정적인 이슈들과 결합되면서 ‘박근혜 불가론’을 확산시키는데 매개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다. 그럴 경우 박 전 대표 입장에선 젊은 여성들의 지지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표가 어떻게 젊은 여성들의 표심을 잡을 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mariocap@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