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금리 인하 러시…“신뢰 회복하겠다”

2012-08-07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시중은행들이 최근 불거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의혹, 고무줄 가산금리 운영 등으로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잇따라 대출 금리 인하, 서민금융지원 확대 등을 발표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은행권 등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 서울 태평로 본점 6층 대회의실에서 사회책임경영 실천다짐대회를 열고 대출금리 인하, 보증기금 마련을 통한 서민 대상 특별대출, 중소기업 지원강화 등 사회책임 경영을 우선 시행한다고 밝혔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금융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와 고객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상생의 가치를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고 비상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서 행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스스로를 더욱 낮추어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지켜갈 수 있도록 모든 정성을 기울여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가계대출 최고 금리를 3%포인트 인하해 연 14%의 금리를 적용키로 했다. 기업대출 최고 금리도 15%에서 12%포인트로 인하한다. 이와 함께 신용평가 및 담보 변경 수수료를 폐지해 고객 입장에서 불합리하게 인식될 수 있는 수수료 체계를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여신금리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팀도 운영해 가계 및 기업대출의 금리 체계를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상품별로 상이한 금리 체계를 신용등급에 부합하도록 개선하고 영업점장이 임의로 금리를 조정하는 금리 전결권을 제한키로 했다.

이밖에 연 14% 수준의 저소득 저신용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서민 대출상품도 출시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도 확대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역시 이달 중으로 가계 대출과 기업 대출 최고금리를 현행 연 18%에서 15%3%포인트 낮춘다. 신용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에서 보증을 받아 이용하는 보증부여신은 5%포인트 낮춘 13%까지 인하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13일부터 가계대출 최고금리를 현행 연 16%에서 14%2%포인트 내린다. 서민지원을 위한 새희망홀씨대출의 경우 금리를 연 2%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IBK기업은행은 이미 지난해 9월 연체대출 최고금리를 연 18%에서 13%로 낮췄고 올해 초부터는 중소기업대출 최고금리를 연 17%에서 12%로 내렸다. 이런 가운데 이달 1일부터는 중기 대출 최고금리를 현행 연 12%에서 10.5%, 연체대출 최고금리 역시 연 13%에서 12%1%포인트 낮췄다. 

우리은행도 현재 17% 수준인 대출 최고 금리를 낮추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자금 사정이 어려운 중소기업과 빚 폭탄을 안은 가계의 부담을 은행 덜어줘야 한다는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CD금리 담합의혹, 대출서류 조작 논란 등으로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고 감사원과 금융감독원 등이 은행 가산금리 체계를 비판하면서 금리 손질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도 대출 금리 인하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가산금리 비교 공시안에 대해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비교 공시하라는 가산금리 구성요소의 대부분이 기업기밀에 해당하는 원가에 해당한다면서 이를 적나라하게 공개하면 은행 자율성이 침해되는 등 부작용이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고객들이 이미 여러 은행에서 금리 비교를 통해 대출 상품을 고르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가산금리 내역을 공개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