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협, ‘PD수첩’ 전원해고에 “작가 양심에 대한 보복”

2012-08-07     전수영 기자

[일요서울 | 전수영 기자] 드라마·예능·다큐멘터리 작가들의 <PD수첩> 작가 전원 해고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방송작가협회는 6일 오전 11시부터 여의도 MBC 앞에서 ‘PD수첩 전원해고 규탄과 원상복귀를 위한 결의대회’를 갖고 MBC에 작가들에 대한 해고는 무효이며 조속히 원직복직을 시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는 수십 년 경력의 원로 작가를 비롯해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는 스타 작가, 새내기 작가까지 300여명의 작가들이 뙤약볕 아래에 모였다. 이들은 <PD수첩> 작가들에 대한 해고는 명확한 이유도 없는 보복이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MBC의 즉각적인 행동이 있어야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금림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협회는 이 문제가 작가 양심에 대한 보복이며 탄압이며 PD수첩 6명 작가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 2500명 회원 모두에 대한 정치적인 해고이며 탄압이라고 판단했다. 이것이 오늘 집회를 마련한 이유”라며 집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이 이사장은 “MBC 김재철 사장은 분명히 알아둬야 할 것입니다. MBC가 그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방송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밑에 작가들의 피와 땀이 바탕이 되었다는 것을. 그 책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뉘우쳐야 할 것이며 분명히 MBC는 MBC 누구의 것이 아닌 국민의 것임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며 MBC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서울의 달>, <옥이이모>, <짝패> 등으로 잘 알려진 김운경 작가는 “우리의 요구를 묵살할 시에는 PD수첩 작가들이 복귀할 때까지 우리는 굳건히 단결하여 PD수첩 작가들이 완전 복직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복직을 촉구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그들이 사는 세상> 등으로 인기 작가 반열에 오른 노희경 작가 또한 “작가 정신을 짓밟는 이번 사태가 복직으로 종식될 때까지 우리 드라마 자가들은 구성작가들과 함께 연대해 투쟁할 것”이라며 “사장도 많다. 국장도 많다. 갈아치우면 그뿐이다”라고 MBC 임원진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와 함께 <수퍼선데이>, <놀러와>, <황금어장>의 최대웅 작가, <일밤><스펀지><붕어빵>의 곽상원 작가, 라디오 작가 대표로 참석한 윤청광 작가, 번역 작가 대표인 이덕옥 작가 등도 한결같이 MBC에 <PD수첩> 6명 작가들의 원직복직을 요구했으며, 만약 요구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투쟁을 끈을 놓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대장금>, <선덕여왕>, <뿌리깊은 나무>의 김영현 작가는 “비록 프리랜서라는 이름의 비정규직이지만 작가라는 자부심으로 일해 온 우리 작가를 동료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이 점에서 22년 작가 생활 중 15년을 MBC와 함께 일해 온 것을 굉장히 후회하게 만든다”고 말해 큰 실망감을 느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김옥영 전임 방송작가협회 이사장은 “방송작가는 지금 김현종 시사국장이 얘기하는 것처럼 그렇게 잘릴 수 있는 존재, 잘려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며 “작가를 자르고 싶으면 정당한 사유를 가지고 오라. 그렇지 않은 한 우리는 함부로 잘려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MBC 측의 <PD수첩> 작가들의 전원해고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항변했다.

김 전 이사장은 “다른 장르의 작가들이 다 같이 이 문제에 분노하는 이유는 바로 작가라는 존재에 대한, 작가의 가치에 대한 훼손이기 때문에 여기에 모인 것”이라며 “작가들의 분노를 우습게보지 말라. 우리 6명 PD수첩 작가가 다시 원상복귀 될 때까지 저희들의 분노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분노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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