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 방한, 교착된 남북대화 출구 열까

2011-05-17     이현정 기자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16일 방한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 대화의 출구를 열수 있을 지 주목된다.

보즈워스 대표는 18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현인택 통일부 장관,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북핵 문제에 대한 한미 공조 방안 및 대북 식량지원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남북 비핵화 회담-북미회담-북핵 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3단계안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공동 대응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즈워스의 방한은 천안함·연평도 사과 문제를 둘러싼 남북간 기싸움으로 정체된 대화국면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방한 이후 남북간에는 모처럼 대화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내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에 초청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에 북측이 강도 높은 비난으로 대응하면서 기싸움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남측이 제안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과 평양 또는 서울에서 열기로 한 백두산 화산 관련 남북학술토론회도 모두 보류됐다.

보즈워스는 이번 방한에서 우리 정부에 전략적 유연성으로 대화의 동력을 유지할 것을 주문하고 남북 비핵화 회담을 비롯한 모든 남북대화 제의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북한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것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대화 재개의 열쇠인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 문제에 미국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미국은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면서도 사과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데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달 정례브리핑에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북한의 사과가 전제돼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천안함 포격과 관련해 북한이 사과해야 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었다.

따라서 보즈워스 대표는 이번에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과 문제에 대해 우리 정부가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일부에서는 '대화파'인 보즈워스의 방한 자체가 한국에 전략적 유연성을 요구하는 미국의 메시지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보즈워스 대표는 17일 오전 10시30분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고 18일 현인택 통일부 장관과 오찬을 함께 한 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면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