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파 친위 쿠데타 청와대 교감설

소장파 ‘형님’ 나중 ‘왕의 남자’ 먼저

2011-05-17     홍준철 기자
비주류 반란… 소장파 당권 노림수는

[홍준철 기자] = 한나라당이 4·27재보선 참패로 당내 쇄신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주역엔 당내 신구 소장파들이 앞장서고 있다. 권영세, 정두언, 정태근, 나경원, 원희룡, 남경필, 김성식 의원 등 친이, 중립, 친박 등 계파와 무관하게 뭉쳤다. 회원수는 40여 명이 훌쩍 넘었다. 2008년 총선전 ‘공천나눠먹기’로 대통령의 형님 이상득 의원을 공천 배제 시키자는 55인 선상반란의 연장선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형님보다는 ‘왕의 남자’로 불리는 이재오 특임장관이 주 타깃이다. 그 배경에는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참패에 따른 위기의식도 한몫하고 있다. 또한 ‘박근혜 대세론’에 탑승할려는 의도도 다분하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재보선 참패에 따른 7월 조기전당대회에 ‘젊은 간판론’을 내세워 당권을 거머쥐겠다는 복안도 깔려 있다. 하지만 소장파의 한계가 존재한다. 당권을 노리는 주역들이 재보선 참패와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당장 당 쇄신 및 인적 청산을 주장하는 정두언 의원은 당 지도부의 일원인 최고위원이었다. 나경원 의원도 마찬가지다. 당 사무총장직에서 자동 사퇴한 원희룡 의원 역시 재보선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소장파가 당 쇄신을 부르짖지만 반향이 크지 않는 배경이다. 과거 한나라당이 야당인 시절 소장파 모임은 미래연대, 새정치수요모임 등 명칭만 바뀌었지 존재했다. 당시에도 당 쇄신과 인적 청산을 주장했지만 당내 중진들의 반발로 유야무야 됐다. 오히려 지난 총선때 남경필, 정병국, 원희룡 3인방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은 뱃지도 달지 못하면서 세력도 축소됐다.

하지만 소장파내에선 이번에는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특히 친박계와 소장파가 연대를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권 도전에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주류가 밀고 있는 김무성 전 원내대표와 친박-소장파 연대 구도로 갈 경우 해볼만 하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위해선 젊은 4~50대 간판을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청와대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내년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참패할 경우 그 불똥은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해 청와대로 튈 공산이 높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 ‘총선 참패=이명박 청문 정국’으로 ‘레임덕은 없다’는 말이 무색하게 될 전망이다. 소장파의 ‘젊은 간판론’에 무작정 반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대통령 지근거리에 소장파 핵심 멤버들이 포진돼 있다는 점도 ‘소장파 반란’을 꾀하는 데 우호적인 환경이다.

과거 수요모임 회장을 지낸 박형준 사회특보를 비롯해 이성권 시민사회비서관,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 등 3인방 모두 소장파 출신이다. 특히 박 특보의 경우 임태희 비서실장 후임으로 거론되는 등 소장파의 청와대 입김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여권 일각에서 소장파-청와대 교감설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물론 소장파 반란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지 쓰나미로 커질지는 오는 7월 전당대회 결과가 말해 줄 전망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