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청사…서울광장, 시민들에게 행복 줄까
세금낭비와 효율성 사이…시위와 문화공간 사이
2012-07-30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오는 8월 완공을 앞둔 서울시 신청사를 두고 시민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신청사는 서울시가 2989억 원을 들여 만든 친환경 ‘인텔리전트 빌딩’(사무실을 쾌적하게 만드는 자동제어 시스템을 갖춘 빌딩, 사무자동화 등 최첨단 시설로 관리되는 빌딩)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인 만큼 디자인과 활용의 다양성, 규모 면에 있어서 다른 지자체 건물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서울시 신청사는 시민들을 만나기 전부터 몇 가지 지적에 휩싸여 있다. 신청사 바로 앞에 있는 경성부청사와의 부조화, 유리 외벽이 주는 부작용, 문화·휴식 공간으로 변모한 업무 공간 등이다.
서울시는 시정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신청사 공사를 시작했지만 완공을 앞두면서 40%가량을 ‘시민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서울 신청사가 서울시의 새로운 ‘랜드 마크’로 부상하면서 그동안 시민들의 문화 행사, 축제를 책임졌던 시청광장도 시민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2002년 월드컵과 광우병 촛불집회,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로 존재감이 커진 시청 광장은 때로는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때로는 사회 이슈 논란과 대립의 시발점이 됐다. 서울 신청사와 서울광장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을 짚어봤다.
서울 신청사의 내부가 공개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시민들의 호불호가 가장 나뉘고 있는 부분은 외관 디자인이다. ‘아이아크’ 건축사사무소 유걸 대표 작품인 신청사는 전통 건물을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상단의 볼록한 부분은 한옥 처마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하지만 유리로 덮여있는 미래형 디자인이어서 일제 강점기 당시 세워진 경성부청사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지극히 부조화스럽다’는 의견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완공이 코 앞이지만 경성부청사에 대한 개념과 철거문제는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유리로 덮여있는 미래형 디자인이어서 일제 강점기 당시 세워진 경성부청사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지극히 부조화스럽다’는 의견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완공이 코 앞이지만 경성부청사에 대한 개념과 철거문제는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문화재청과 시민단체들은 경성부청사의 역사적 가치에 무게를 두고 있는 쪽이다. 건물 전면부와 돔, 중앙계단 등의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서울시가 철거할 것을 우려해 경성부청사를 등록문화재로 지정한 데 이어 사적(지정문화재)으로 가지정했다.
반대쪽에서는 경성부청사를 진작 부쉈어야할 식민통치 잔재로 보고 있다. 덕수궁, 경복궁의 정기에 해가 되는 건물인데다 건물 자체만을 놓고 봐도 평범한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시민들은 붙어있는 두 건물의 조화를 묻는 질문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구관 뒤 첨단건물 모습이 어색하다는 것. 한 언론은 314명을 대상으로 신청사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62.3% 가 ‘좋지 않다’와 ‘매우 좋지 않다’란에 표시를 했다고 밝혔다.
반면 새롭고 세련된 디자인이라는 칭찬도 있다. 지난 24일 인터뷰에 응한 한 시민은 신청사에 대해 “서울광장을 두고 넓게 보면 두 건물 간 위화감도 줄어든다. 광장에 서서 빙 둘러보면 다들 제각각의 빌딩들이 솟아있지 않나. 다양성 면으로도 나쁘지 않으며 신청사 자체도 멋진 디자인이다”고 말했다.
유걸 대표 또한 부정적인 시선에 개의치 않았다. 언론 인터뷰에서 유걸 대표는 “신청사가 구관을 압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원래 의도했던 것이다. 구관은 보존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신청사를 짓고 보니 더 풍성하게 느껴진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신청사 설계에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서울광장과의 연계성이었다”고 말했다. 신청사의 다른 지적요소는 유리 외벽으로 인한 에너지 낭비다.
서울시는 신청사를 태양광 발전, 열병합 발전, 증수열·지열 기술 등이 갖춰진 에너지 1등급 건물이라고 발표했지만, 유리 건물에 대한 걱정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유리 외벽은 더위와 추위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찜통더위가 하루 종일 이어지는 한여름에는 에어컨 과소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는 신청사를 태양광 발전, 열병합 발전, 증수열·지열 기술 등이 갖춰진 에너지 1등급 건물이라고 발표했지만, 유리 건물에 대한 걱정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유리 외벽은 더위와 추위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찜통더위가 하루 종일 이어지는 한여름에는 에어컨 과소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서울시는 신청사가 태양이 높을 땐 열을 차단하고 겨울철에는 일사량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건물이라고 전했지만 지켜봐야 알 일이다. 신청사 이전에 수천억 원을 들여 완공한 전북도청사, 전남도청사, 부산시청사, 광주광역시청사, 성남시청사, 용인시청사 등도 설계기능 적인 장점과 달리 추위와 더위에 관련된 불만사항만 쌓인 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다른 하나는 신청사의 공간 중 40%를 편의시설로 배분한 사실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진정 시민들을 위하는 길은 편의·문화시설 조성이 아닌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시민공간으로 40%나 활용될 경우 곳곳에 흩어져 근무하는 본청 직원 5000명 가운데 절반이 입주하지 못하는 행정력 낭비도 예상된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서울시 신청사를 문화공간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신청사 지하 1, 2층에는 예식장, 공연장, 워크숍, 시민플라자, 갤러리, 카페 등이 들어선다. 서울시의 의도는 일방적 시정 홍보공간이 아닌 시민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쌍방향 소통공간의 탄생이다.
신청사 개방 후, 시민들의 방문이 늘어날 경우 서울광장의 쓰임새도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신청사 내 시민 공간과 서울광장은 시민들을 위한 장소라는 데 공통점이 있다. 서울광장은 현재 특정협회, 시민단체 등의 주요 행사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달과 지난달에도 ‘2012 세계협동조합의 날 행사’, ‘제21회 민족민주열사 희생자 범국민추모제 행사’, ‘택시 생존권사수 결의대회’, ‘낙태반대 생명대행진’, ‘제3회 2012 DMZ 생태띠잇기 조직위원회 발대식’, ‘건설노조 집회’, 농촌진흥청 주최 ‘봄배추 모종 무료 나눔 행사’, 한국협동조합협의회주최 ‘협동조합 장터’ 등 쉴 틈이 없었다.
이번 달과 지난달에도 ‘2012 세계협동조합의 날 행사’, ‘제21회 민족민주열사 희생자 범국민추모제 행사’, ‘택시 생존권사수 결의대회’, ‘낙태반대 생명대행진’, ‘제3회 2012 DMZ 생태띠잇기 조직위원회 발대식’, ‘건설노조 집회’, 농촌진흥청 주최 ‘봄배추 모종 무료 나눔 행사’, 한국협동조합협의회주최 ‘협동조합 장터’ 등 쉴 틈이 없었다.
서울광장의 다른 역할은 인근 직장인·시민들의 휴식공간이다. 때문에 종종 공원 조성화 민원을 받기도 한다. 불볕더위가 최고조였던 지난 22일~28일에도 인근 시민들이 저녁 시간의 서울광장을 찾아 휴식을 즐겼다. 시민들은 잔디밭에 돗자리 등을 깔아 도시락을 먹거나 대화를 나눴다. 앞으로 서울 신청사가 서울광장과 연계 행사,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할 경우 시민들의 여가 생활은 더 다양해질 수 있다.
반대로 서울광장에 교통 불편을 초래하는 과격한 시위 등으로 인해 많은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달에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재향군인회 등 보수 단체들이 연합해 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내부적으로 갈등이 빚어지는 모습을 연출했다. 행사 중에는 정치적 구호가 난무했고, 예장통합과 감리교 등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 신도들이 대거 참석해 행사가 시끄러워졌다.
그 상징성과 파장성 때문에 서울광장은 각종 단체가 가장 선호하는 집회 장소다. 서울시가 바라는 서울 신청사의 이미지는 시민들이 행복을 누리는 쌍방향 소통공간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신청사와 서울광장과의 연계, 조화 역시 고민해 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