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여권 러브콜? “강 변호사님, 바람 좀 잡아 주세요”
2005-08-30 이금미
박근혜 ‘대항마’로 거론
게다가 일선에서 물러나 현업으로 돌아간 뒤에도 그에 대한 열기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때문에 법조계 인사나 개각, 선거를 앞두고 있을 때마나 그의 이름이 거론되곤 했다. 여권의 위기 상황을 타개할 ‘카드’로서 그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그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대항마’로도 거론된다. 특히 4·30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여권의 입장에서 그의 대중성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그의 정치권 편입을 요구하는 여권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여권 핵심부에선 이미 여러 차례 강 전 장관에 대한 영입 작전이 포착되고 있다. 최근엔 여당 핵심 당직자의 입을 통해 ‘강금실 차기 서울시장’ 밑그림이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사석에서 차기 서울시장을 노리고 있는 한나라당 후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여권내 후보의 존재 여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며, 이어 강 전 장관 영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전해진다. 여권의 이러한 움직임과 맞물려 최근의 여론조사는 강 전 장관의 식지 않는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8월16일 조사한 차기 서울시장 선호도 조사에서 ‘강금실 1위’라는 결과가 나와 주목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 지각변동
서울지역 거주자를 대상으로 “차기 서울시장으로 누가 가장 적합한가”란 질문에 강금실(19.8%) 오세훈(9.0%) 김한길(8.0%) 추미애(5.5%) 진대제(3.9%) 홍준표(3.8%) 박진(3.6%) 순으로 나타났다. KSOI 정창교 수석전문위원은 “전반적으로 대중성이 있는 여성 정치인과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는 인물에 대한 선호가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조사의 결과와 내년 지방선거를 연결짓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참여정부 전반기 평가를 중심으로 한 조사에서 서울시장 선호도는 ‘끼워 넣기’식으로 진행했다는 것. 흐름을 파악할 목적이었으며 정교한 조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 위원은 전체 조사 대상자인 750명 중에서 서울 거주자는 150명이었으며, 이중 서울시장 선호도 조사에 무응답자가 50%였다는 것을 강조했다. 아직 차기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여론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 역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강금실 1위’ 결과가 향후 상황에 따라 적잖은 지형변화가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지금까지 각 당 서울시장 출마를 타진하고 있는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여당은 진대제 김한길 신기남, 야당은 오세훈 홍준표 맹형규 순으로 나타난 결과에 견줘, 강 전 장관을 후보에 두고 조사했을 때의 순위 변동 폭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나 오세훈 전 의원 등 현실 정치와는 거리가 먼 인사들이 상위에 랭크되는 것과 관련, 정치 색깔이 옅은 강 전 장관이 여권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때 당선 가능성에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트로이목마 강·금·실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TNS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서울시장감 여론조사에서도 강 전 장관이 12.8%의 지지를 받아 1위를 차지해, KSOI의 분석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강 전 장관에 이어 노회찬(10.6%) 이해찬(8.7%) 오세훈(7.4%) 진대제(6.1%) 김한길(6.0%) 홍준표(6.0%) 등이 뒤를 이은 것이다. 이같은 결과에 여권은 한층 고무된 분위기다. 지방자치단체장을 한나라당이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서울시장을 담보로 한 강 전 장관의 인기는 정권 재창출과도 맥이 닿아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개혁성향이 강한 강 전 장관이 여권으로부터 이탈하고 있는 젊은층과 개혁세력을 결집시키는 역할은 물론 한나라당 중심의 지역 구도를 깨뜨리는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6년 지방선거에 대한 국민적 여론은 아직까지 형성되지 않았지만, 여권내부의 강 전 장관 영입에 성공해야 한다는 다짐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