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홍 휩싸인 與, 새 지도부 구성놓고 또 진통
2011-05-02 박주연 기자
당내 친박(박근혜)계와 SD(이상득)계, 이재오·정두언계, 소장파는 당장 2일 오전에 열리는 당 의원 연찬회부터 각기 다른 당 쇄신뱡향, 당헌·당규 개정 여부, 향후 당 지도부 구성안 등을 놓고 난타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SD계와 이재오계는 4·27재보궐선거 경기 성남 분당을 공천의 책임을 놓고 한바탕 힘겨루기를 할 것으로 예측된다.
공천과정에서 강재섭 전 대표를 지지한 SD계는 이재오계가 정운찬 전 총리를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자당의 강재섭 후보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점을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재오계는 잘못된 공천으로 수도권인 분당을을 야권에 빼앗겼다고 맞설 전망이다.
◇당권, 수도권 '세대교체론' vs 영남권 '朴역할론'
당권 경쟁에서는 수도권과 영남권간의 헤게모니 다툼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이재오-정두언계와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친박계-SD계가 편을 갈라 당권다툼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부분 젊은 의원들로 구성된 수도권 소장파는 '세대교체론', '40대 기수론' 등을 주장하며 나경원·원희룡 등 젊은 당 대표를 세워 젊고 참신한 한나라당의 이미지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도권 친이계인 소장파 정태근 의원은 1일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할 때는 '세대교체'를 이뤄 친서민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친이계 초선인 조전혁 의원도 "좀 젊은 사람들이 당의 전면에 나서야 하지 않겠느냐"며 "한나라당 하면 고리타분하고 늙었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산뜻한 사람들이 당을 대표해 젊은 아이디어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진이 대다수인 영남권 의원들은 '박근혜 역할론' 등을 들고 나올 전망이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캠프의 선대위원장을 지낸 친박계 6선 홍사덕 의원은 1일자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대권후보가 당을 실질적으로 장악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친박계가 새 지도부에서 배제될 경우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 의원은 "다음 지도부와 주요 당직만 보면 (주류와 비주류는) 서로 뜻을 읽을 수 있다"며 "새 지도부와 주요 당직 배분에 따라 최악의 경우가 올 수 있어, 이 경우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악의 경우란 한나라당 분당을 말하느냐"는 질문에 "강요당했을 때 망설일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분당이 돼도 대선에 승산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물론이다. 늘 대비하면서 포섭과 토론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친박계 의원들은 홍 의원의 발언이 사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구상찬 의원은 1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친박계는 어떤 경우에도 당을 껴안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절대 당을 깨면 안 된다"고 말했고, 이성헌 의원은 "그야말로 개인 생각일 뿐"이라며 친박계의 전체 의견이 아님을 강조했다.
친이계인 전여옥 의원은 홍 의원의 발언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탈당이라는 이야기는 결코 쉽게해서는 안될 말"이라며 "홍 의원의 속내가 궁금하다"고 불편함을 나타냈다.
◇비대위 이르면 9일께 구성…김형오·정의화·홍사덕 물망
당 쇄신책 마련과 당헌·당규 개정여부 전당대회 관리의 키를 쥘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에서도 계파간의 신경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안상수 대표 등 현 지도부는 2일 의원 연찬회와 6일 원내대표 선거를 끝낸 후 이르면 9일께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총사퇴할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원장에는 친이계인 5선의 김형오 전 국회의장, 정의화 의원, 친박계 6선인 홍사덕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대위 구성을 놓고 계파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물러나는 현 지도부 내의 선출직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겨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오는 6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계파간의 첨예한 세 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와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친이 주류에서는 영남권의 안경률·이병석 의원이 출마 채비를 마쳤고, 친박계는 황우여 의원과 이주영 의원을 지원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이와 관련, "황우여 의원이 원내대표, 이주영 의원이 정책위의장으로 러닝메이트로 나오는 연대설이 거론되고 있다"며 "친박계와 수도권 소장파가 연대해 황 의원을 지지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