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자영업자, 롯데제품 불매운동 돌입
[일요서울 | 유수정 기자] 자영업자들이 국내 최대 유통기업인 롯데그룹의 전 제품에 대해 무기한 불매운동에 돌입해 귀추가 주목된다.
유통업계는 16일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운동이 전국 80여 소상공인 단체회원 200여만 명과 함께 롯데그룹의 제품을 무기한 불매한다고 밝혔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3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참조 동반성장추진사무국장 정책본부지원실 사장 최정병)앞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 2장을 보냈다.
공문에는 “지난 6월 말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대형마트 의무휴업 준수 및 신용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 수용 등을 요구했으나 롯데가 이를 거부했다”며 “골목상권과 자영업자의 생존권 문제임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자영업자 요구는 소비자의 서비스를 축소하게 된다’는 근거 없는 억지 주장을 언론에 보도한 한국체인스토어협회와 대형마트에 대해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이에 유통업계 1위이자 골목상권 장악 핵심기업인 롯데 유통부문과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결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상인들은 지난달 29일 유통사 단체인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 공문 발송을 통해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위해 ▲대형마트 의무휴업 준수, ▲카드 거래를 빌미로 VAN(카드거래 중개업체)사에게 리베이트를 수수하는 행위 중단, ▲카드 수수료 체계 개편 적극 수용 등 총 3가지 사항을 요구한 바 있다.
아울러 이들은 이마트·홈플러스·신세계 백화점·현대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서도 함께 불매운동을 시작했으며 따로 공문을 보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상인들은 전국에 불매운동 전단 등을 돌리고 업소 내외부에는 불매 협조 포스터를 부착했다.
오호석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상임 대표는 “대형마트가 상권의 절반을 가져간 마당에 이는 경쟁의 논리로 따질 문제가 아닌 자영업자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며 “대형마트가 의무 휴업을 지키고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올려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불매 운동은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진행될 것”이라며 “롯데는 유통 1위 기업답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불매운동으로 전국적으로 60만 개에 달하는 유흥주점과 음식점들은 롯데주류 ‘스카치블루’, ‘처음처럼’, ‘아사히 맥주’를 롯데음료 ‘아이시스’, ‘펩시콜라’, ‘칠성사이다’, ‘실론티’, ‘옥수수 수염차’ 등을 판매 중지 할 예정이다.
이밖에 ‘꼬깔콘’, ‘월드콘’ 등 제과·아이스크림 류 등도 판매 중지키로 했으며 롯데백화점·롯데슈퍼·롯데리아 등에서 판매되는 제품도 구매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갑작스런 불매운동에 당황한 기색을 표했다.
롯데 동반성장추진사무국 관계자는 “주말인 지난 13일 저녁 8시 30분께 공문을 보내 오늘 아침에야 확인했다”며 “아직 대응방안을 검토할 시간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향후 공문을 정식으로 접수한 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특히 “불매운동을 이끄는 단체들의 요구사항은 개별기업에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해당 단체들이 요구하고 있는 사안은 한국체인스토어협회 등과 논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롯데를 겨냥한 배경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다”고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