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이사회, 인천공항급유시설 인수…정부 민영화 강행

2012-07-12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특혜의혹이 일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급유시설(주)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정부의 민영화 의지가 재확인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1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인천국제공항급유시설()을 서울지방항공청으로부터 1986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사 상급기관인 국토해양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서울지방항공청으로부터 급유시설을 매입하고 시설운영권을 새 민간 사업자에 다시 넘긴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에 따라 급유시설은 공항공사가 인수한 뒤 민간에 다시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지방항공청과 공항공사는 이르면 이번 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다음 주 긴급 입찰을 통해 민간 사업자를 선정하는 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이사회 결정에 대해 인천공항 안팎에서는 정부의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진 이사진들은 국민의 반대여론은 듣지 못하는 거수기에 불과하다며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강기정 민주통합당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실질적으로 인천공항공사가 급유시설을 직접 운영할 능력과 인력이 되는데 이걸 굳이 민간기업에 운영권을 넘길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공항공사 노조 측도 정부가 급유시설을 직영하면 훨씬 많은 수입을 얻을 수 있는데도 굳이 민영화하려 한다”며 “2000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급유시설을 인수한 뒤 다시 민간 사업자를 선정하려는 것은 인천공항을 편법으로 분할 매각하는 민영화와 다름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국토부의 이번 결정이 지난해 말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의견과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어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KDI는 당시 보고서에서 급유시설은 공공성이 필요한 사업으로 특정 민간 기업이 지배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다음달 13일 운영기간이 만료되는 인천공항급유시설()은 지난 2001년 대한항공 계열사인 한국공항(61.5%), 인천공항(34%), GS칼텍스(4.5%)가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설립해 11년 동안 공항 항공유를 독점으로 보관·급유해 왔다. 임직원 40명이 매년 230억 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알짜기업으로 손꼽힌다.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