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교과서 내 작품 삭제는 정치에 대한 편견”
도 의원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교과서 검정 사업을 맡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게재될 예정이었던 자신의 작품을 사실상 제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내년부터 개정될 중학교 8종의 교과서에 실릴 예정이었던 도 의원의 시 5편과 산문 1편에 대해 ‘작가가 현직 정치인이며 특정 정당과 인물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수정·보완을 권고하며 사실상 삭제 지시를 내렸다.
이를 두고 도 의원은 “‘정치인이기에 작품을 수정하라'는 것은 사실상 작품에 대한 삭제를 의미한다”며 불편한 심경을 쏟아냈다.
그는 “정치 자체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일에 교육 당국이 앞장서서는 안 된다”며 “이런 식의 부당한 처사와 불이익을 감수해야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문인·화가·건축인·영화인이 문화예술계를 대변하는 일을 맡으려 하겠느냐”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적 의견을 구하고자 한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삭제 권고 논란과 관련해 문화계 인사들의 우려와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소설가 이문열 씨는 “작가가 정치적 의도 없이 쓴 작품을 나중에 얻은 신분을 이유로 삭제토록 하는 것은 창작인의 한 사람으로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보수성향이 짙은 한국문인협회 정종명 이사장도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쓴 작품인데 갑자기 삭제 권고를 한다는 것은 문인으로서는 황당한 조치”라며 “작품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이유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납득할 수 있지만 단지 국회의원으로 신분이 바뀌었다고 해서 삭제하라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