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경선불참 선언 “탈당 없다”…사실상 대선 포기
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당의 가장 큰 목표는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에서의 승리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며 경선 불참 입장을 공식화했다.
그는 “만일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라며 “저는 4월29일 대선출마를 선언한 후 두 달여에 걸친 전국 민생탐방과 9차례에 걸친 정책공약 발표회를 가졌다. 새누리당 내에서의 저의 역할, 그리고 무엇이 새누리당을 위하고 대한민국을 위한 일인지 나름대로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며 그간의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정 전 대표는 “저는 19대 총선의 공천과정과 대통령 예비후보 활동 기간 중, 당의 비민주적이고 구태의연한 행태에 대해 여러 번 지적한 바 있다”며 “제가 대통령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 새누리당이 권위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을 묵인하고 방조하는 일”이라고 당 지도부와 박근혜 전 위원장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경선 불참이 탈당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탈당할 생각은 전혀 없다. 저의 큰 원칙은 당에 있으면서 당원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탈당 의사가 없다고 밝힌 만큼 이날 경선 불참 선언은 사실상 대선 불출마를 의미하는 셈이다.
또 주요 비박 3인 대선주자로 경선룰에 반발해온 김문수 경기지사가 공동 전선을 유지하는데 사전 조율이 없었던 것에 “그랬으면 좋을텐데 유감스럽다”는 뜻으로 에둘러 섭섭함을 표시했다.
정 전 대표는 회견 말미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정당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세력에 단호히 맞서 흔들림 없이 뚜벅뚜벅 당당하게 저의 길을 가겠다”며 “새누리당이 국민에게 신뢰를 받고 희망을 드림으로써 정권을 재창출하는 건강하고 성숙한 민주 정당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앞서 이재오 의원 역시 “지금의 심정은 참담하기 짝이 없다”는 말로 경선 불참을 공선 선언하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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