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특별 기획] 정하록 상주슬로시티주민협의회 위원장 “상주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에 심혈 다할 것”

2012-07-03     서원호 기자

[일요서울 | 서원호 취재국장] 공사장 막일 날품팔이에서 이룬 성공신화’ 이는 정하록(60세) 상주슬로시티주민협의회 위원장의 짧지만 굵은 ‘자수성가의 모델’ 이력서다. 10세 때 아버님을 여의고, 가정형편이 어려워 재건중학교를 다녀야 했던 정 위원장. 약관의 나이에 시골깡촌에서 혈혈단신으로 도심의 시내로 나와 공사장 막일 날품팔이로부터 ‘2등급 건설업체’(년간 공사주액 1000억 원 이상)의 최고경영자(CEO)로 우뚝 서기까지 숱한 우여곡절의 가시밭길을 혼자서 헤치며 걸었다. 
가난하여 제대로 배우지 못한 설움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낀 그는 회사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시작한 1980년대 맨 먼저‘장학사업’부터 함께 시작했다. 2005년 마침내 ‘대림장학회’ 설립했고, 향토인재양성이란 꽃을 피운지도 벌써 올해로 8년째다. [서울21]은 “평소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한다”는 신념을 지켜오는 과정에서 ‘상주 슬로시티주민협의회 위원장’으로 추대된 정하록 위원장을 지난달 17일  경북 상주시 연원동에 위치한 (주)대림종합건설 회장실에서 만나 △ 상주슬로시티주민협의회 △ 날품팔이에서 유수한 건설업체 CEO가 되기까지 여정 △ 민선5기 2년 평가 등에 관한 주제로 인터뷰했다.

정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느리지만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는 상주 슬로시티(Slow City) 운동의 중심에 주민협의회가 자리한 만큼 상주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라고 다짐했다.

올해 2월 문화예술과 슬로푸드, 슬로비지니스, 행복공동체, 홍보마케팅 등 5개 분과 대학교수와 전문가, 지역민 등 20명으로 구성된 ‘상주슬로시티 주민협의회’가 지난달 8일 임시회를 통해 정하록 (주)대림종합건설 대표를 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슬로시티 운동의 지향점은 철저한 자연 생태보호,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 천천히 만들어진 슬로푸드 농법, 지역특산품, 공예품 지킴이, 지역민이 중심이 된 지방의 세계화를 위한 운동이다. 슬로시티는 국제 연맹으로부터 지정을 받아야 하는 등 아무 도시나 되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정 위원장의 각오는 남다르다. 정 위원장은 “이 운동이 지역브랜드 가치 향상 등 주민들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나갈 것”임을 힘주어 말했다.

혈혈단신으로 이룬 (주)대림종합건설

정 위원장은 경북 상주시 사벌면 농촌마을에서 4남매의 셋째로 태어났다.

10세 때 아버지(=향년 49세)가 오랜 숙환으로 별세(別世)하자 가세마저 기울었다. 그렇다보니 정 위원장은 정상적으로 진학을 못하고, 당시 읍·면 단위로 어려운 가정에서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설립돼 학비가 무료였던 ‘재건중학교’를 다녔다. 20세(1972년)가 되었을 때 공무원이 되겠다는 꿈을 접고, 처음으로 공사장 막일 날품팔이로 건설현장과 인연을 맺었다. 벽돌 나르기부터 벽돌 쌓기며 미장, 타일, 목수에 이르기까지 안 해 본 것 없이 건설현장에 관련한 일은 다했다. 그는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면서 ‘건설현장 만능 일꾼’이 됐다. 공사장 막일을 시작한 지 5년 만(1977년)에 날품팔이에서 땅을 매입해 단독주택을 지어 파는 ‘집 장사’하는 사장으로 변신했다.  1980년에 ‘대림토건사’란 상호로 건설업에 큰 걸음을 내딛어 마침내 1989년 ‘(주)대림주택건설’이라는 법인회사로 한단계 도약했다. 그 결과 2011년말 현재 토목건축 공사업분야 경북 9위(전국169위), 산업환경설비 경북 8위(전국 109위), 조경분야 경북 5위(전국 93위)로 ‘2등급’업체로 우뚝 섰다. 사람들은 정직성과 신용 만큼은 확실히 인정했다.

“향토인재 양성의 한길, 대림장학회”

공사장의 막일 날품팔이에서 건설업체 사장으로 변신한 뒤 1980년대부터 장학사업을 실천했다. 처음에는 산발적으로 주변의 어려운 학생을 한명 정도를 도와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러다 대학진학에 합격하고도 대학진학을 못하는 학생에게는 졸업할 때까지 4년간 장학금을 지원했다. 특히 조실부모한 경우 국립 해양대와 같이 등록금이 면제되지만 생활비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매월 일정액(=30만원 정도)을 지원했던 것이 오늘날 ‘대림장학회’의 뿌리가 됐다. 평소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15년 전부터 장학사업을 실천해 오다 2005년 대림장학회를 정식 발족시켰다. 상주 소재 초중고를 대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근면 성실하게 학업에 전념하는 모범적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 예택을 부여했다. 훌륭한 인재 육성과 내고장 발전에 기여하여, 큰 숲과 같이 큰 인재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공군사격장 이전 ‘앞장’

정 위원장은 상주시 낙동면 공군사격장 추방 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과거 200년 동안 경상감영이 자리잡아 경상도의 양대도시(경주, 상주)로 이름을 날리며 무려 27만명의 인구가 살았으나 지금은 11만명 미만으로 반토막 나 단독선거구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이 모든 원인은 지역발전의 최대 결림돌인 낙동공군사격장이 반세기 동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가 공동위원장을 수락한 이유다.
정 위원장은 “처음에는 정부의 국군 방어시설인데 폐지라는 것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과연 옳은 것인가 하고 고민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격연습을 시뮬레이션으로 하는 등 옛날 같지 않고, 게다가 6·25 전쟁 낙동강 방어전투 같이 평야지대가 방어선이 될 수 없다”는 시대변화도 ‘공군사격장 추방’활동에 나선 이유다. 특히 “현재의 사격장은 60년이 흘렀고 너무 구시대적이다”며 “산악지대 깊은 곳으로 이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물론 “남북대치 상태에서 국방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제 시스템이 바뀔 때가 됐다”는 것이다.

상주의 경우 공군사격장이 이전하거나 폐쇄되면, 300만평 정도되는 지역에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관광벨트로 낙동강과 연계하면 지역경제 발전에 효자노릇을 할 수 있다. 상주의 미래와 장래의 발전을 위해 누군가는 앞에 나서야 한다.

성백영 시정, 2년 평가

정 위원장은 “성 시장을 보면 상주발전을 위해 밤 잠도 안자고 주말도 없이 발로 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 노고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며 “하지만 시장이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선출직인 까닭으로 경쟁을 하다보니 일부시민들간에 갈등이 있음을 안타까워 했다. 결국은 상주 발전을 시키려면 ‘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는 국회의원과 공조체제이고, 둘째는 시민들을 ‘내편 네편 가리지 않고 큰 가슴으로 전체가 한 덩어리 한목소리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이 시장의 역할이고, 그렇게 되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며 조언을 서슴지 않았다.

정 위원장에게 인터뷰 말미에 ‘개인적인 꿈이란 무엇인가’라고 물었더니 그는 3가지를 설명했다. 하나는 ‘직원들 실업자 안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는 제날짜에 월급을 주는 것이며, 셋째는 ‘1등(급) 한번 하자’는 것이란다. 정 위원장은 IMF 직후 월급을 3일, 1주일, 보름을 넘긴 경우를 회상하면서 “하루만 늦어도 직원들에게 죄인 같았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안심하고 열심히 일하는 안정된 직장을 만들겠다고 밝히는 그의 꿈 속에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밝은 미래가 보이는 것 같았다.  

<상주=서원호 취재국장>